여자 펜싱대표팀의 김지연(26·익산시청)과 신아람(28·계룡시청)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펜싱은 김지연과 신아람 등을 앞세워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2개 중 7개를 쓸어담았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내며 이탈리아(금3, 은2, 동2)에 이어 종합 2위에 올랐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7개 이상의 금메달을 노린다. 아름다운 외모로 주목받았던 김지연과 신아람은 27일 태릉선수촌에서 진행된 미디어데이를 통해 아시안게임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처음이라 떨려요"
여자 사브르에 출전하는 김지연은 아시안게임이 처음이다. 사브르는 찌르기와 베기가 모두 허용되는 종목이다. "칼을 들면 휘두르고 싶다"는 김지연에게 딱 맞다. 김지연은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펜싱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강에서는 마리엘 자구니스(29·미국)을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자구니스는 미국 선수단의 기수를 맡을 정도로 금메달이 확실하던 선수였다. 결승에서는 세계랭킹 2위였던 소피야 벨리카야(29·러시아)를 눌렀다. '깜짝 돌풍' 정도로 여겨졌지만 김지연은 2013년 벨기에와 시카고 국제월드컵, 2013·2014 아시아펜싱선수권에서 잇따라 정상에 오르며 올림픽 금메달이 운이 아니란 것을 증명했다. 현재 김지연의 세계랭킹은 6위. 아시아에서 1위지만 여전히 겸손하다. 김지연은 "아시안게임에는 처음 나간다. 떨린다"며 "즐기면서 경기에 임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난 행복한 검사에요!"
1초 오심. 2005년부터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던 신아람은 런던올림픽 여자 에페 개인전 4강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땅을 쳤다. 런던에서 눈물을 쏟은 신아람은 독해졌다. 심재성(48) 펜싱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허벅지와 허리가 좋지 않아 잠시 휴식을 줬는데, 다 낫기도 전에 돌아와 운동을 시작했다"며 "그만큼 간절하게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데이 당일에도 편도선이 부었지만 신아람은 기자들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목표를 밝혔다. 신아람은 "늘 불리한 조건을 가정하고 훈련한다. 나를 혹독하게 단련하는 스타일이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신아람은 '비운의 스타' 이미지에 동의하지 않았다. "런던 때 한 번 불운했을 뿐이다. 오히려 난 운이 좋은 사람이다"며 "이번이 세 번째 아시안게임인데 아직 금메달이 없다. 메이저 대회 금메달 하나는 필요할 것 같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