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외국인 타자 나바로. 시즌 개막 전, 외국인 타자 중에서 거포 1루수들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에 다다른 지금, 나바로는 NC 1루수 테임즈와 함께 가장 성공적인 외국인 타자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삼성의 톱타자 문제와 2루 공백을 말끔히 메워줘 류중일 삼성 감독으로부터 복덩이로 사랑받고 있다.
나바로는 29일까지 타율 0.324 26홈런 83타점 98득점 20도루를 기록 중이다. 주로 톱타자로 활약하고 있지만 홈런 공동 7위, 타점 8위, 최다안타 공동 7위 등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여느 중심타자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빠른 발로 도루 능력도 좋다. 나바로는 지난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시즌 20번째 도루를 성공시키며, 올 시즌 1호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역대 외국인 선수로는 4번째의 진기록이다.
나바로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다. 대부분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선수들이 타석에서 공격적인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나바로 역시 "나도 공격적인 타자"라고 말했다. 타율과 홈런이 좋으면서도 나바로는 볼넷에서 79개로 박병호(넥센, 85개)에 이어 2위다. 공격적인 성향의 톱타자가 볼넷까지 많이 골라 낸다. 외국인 타자로는 나바로 다음으로 볼넷이 많은 선수는 타율, 홈런 성적이 좋은 테임즈가 50개로 15위다.
이에 대해 나바로는 "공격적으로 치려고 한다. 대신 좋은 공만 골라서 치려고 한다"며 "타석에서 치기 좋은 공을 기다리면서 나쁜 공에는 배트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집중력과 선구안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나바로는 초구를 48차례 쳐서 18안타(0.375)를 기록했다. 2구째(원볼 또는 원스트라이크 시 타격)는 55차례 때려 19안타(타율 0.345)을 만들었다. 시즌 타율보다 좋다. 그럼에도 3볼-2스트라이크 풀카운트도 83차례나 된다. 자신이 원하는 공이 초구부터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때리고, 안 좋은 공은 차분하게 골라내는 인내심이 외국인 타자치곤 대단한 것이다.
나바로는 미국 마이너리그나 도미니칸리그에서 많이 접해보지 못한 언더핸드 투수는 상대하기 까다롭다고 했다. 그는 "많이 보지 못했던 유형의 투수라 아직 적응이 잘 안된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나바로는 올해 언더핸드 상대로 49타수 9안타(0.184)로 부진하다.
나바로는 "삼성 선수들이 항상 따뜻하게 잘 대해준다. 박석민이 잘하든 못하든 옆에서 농담을 많이 해 친한 편이다"며 "앞으로 삼성에서 3~4년 더 뛰고 싶다"고 말했다. 26홈런-20도루인 그는 "남은 경기에서 30-30을 할 수도 있지 않는가"라고 30-30에 대한 도전 의사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