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이 정신을 차리고 있는 팀은 위기의 순간에 하나로 뭉친다. 4위 자리를 두고 순위 싸움이 한창인 두산에서는 주장 홍성흔(37)이 선수단의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다. 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예정됐던 두산과 KIA의 경기는 우천으로 순연됐다. 양 팀 선수들은 오후 내내 내리는 비 때문에 그라운드가 아닌 실내에서 훈련을 마쳤다.
경기는 취소됐지만 두산은 선수단 미팅을 가졌다. 두산은 4위 LG에 1경기 뒤진 5위다. 순연됐다고 그냥 쉴 것이 아니라 선수단 분위기를 더욱 단단하게 모아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 홍성흔은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지금은 개인이 아니라 베어스를 생각해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부 선수 중에는 시즌 막바지에 팀 플레이보다는 개인 성적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그는 "팀이 지다 보니 내 것만 잘하자는 생각을 하는 선수가 있는 것 같다. 물론 개인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서는 팀이 앞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성흔은 이번시즌 타율 0.321, 117안타를 기록중이다. 팀 고참으로서 리더십과 함께 안정적인 성적으로 팀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홍성흔은 최근 실시된 '주장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라는 주제의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NC 리더 이호준과 삼성 최형우가 뒤를 이었다. 그는 "고참이 되니 '나이가 들어서 못한다'는 말을 듣게 되더라. 베테랑들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을 것이다"며 "내년에 내가 또 주장을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만큼 팀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 것이 고참이고 주장이다. 남은 경기에서도 나보다는 팀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