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당일인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유독 벼르는 태극전사 4명이 있다.
이동국(35·전북 현대)과 차두리(34·FC서울), 이청용(26·볼턴), 기성용(25·스완지시티)이다. 4년 전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우루과이에 1-2로 아쉽게 패했다. 간판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27·바르셀로나)에게 2골을 헌납했다. 이후 우루과이와 첫 맞대결이다.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소집된 22명 중 남아공 대회에 출전했던 선수는 이동국과 차두리, 이청용, 기성용 딱 4명 뿐이다.
이들은 4년 전 우루과이전에 대해 각기 다른 아픈 기억이 있다.
차두리의 키워드는 눈물이다. 그는 우루과이에 패한 뒤 펑펑 울며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당시 '차미네이터' '차로봇' 신드롬을 일으켰던 강인한 이미지의 차두리였지만 소년처럼 통곡했다. 그는 "이렇게 큰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울었다"고 했다.
이동국도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있다. 후반 42분, 이동국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왔다. 박지성(33)의 스루패스를 받아 이동국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뚫고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다. 모두가 숨을 죽인 순간 이동국의 오른발을 떠난 볼은 힘없이 굴렀다. 비가 내려 잔디에 물이 고이는 바람에 제대로 때리지 못햇다. 이동국은 "허무하다. 내가 상상했던 월드컵이 아니다"며 고개를 숙였다.
기성용은 오심에 땅을 쳤다. 1-1로 맞선 후반 19분, 기성용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가다가 상대 에딘손 카바니(27·파리 생제르맹)의 발에 밟혔다. 그러나 주심은 끝내 페널티킥을 불지 않았다.
이청용은 유일하게 좋은 추억이 있다. 0-1로 뒤지던 후반 23분, 천금의 헤딩 동점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팀 패배에 빛을 잃었다. 이청용은 "팀이 떨어졌는데 내 골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웃지 않았다.
그때의 수아레스는 없다. 그러나 카바니를 비롯해 디에고 고딘(28)·크리스티안 로드리게스(29·이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했던 정예멤버가 대거 포함됐다. 한국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지금까지 7번 싸워 1무6패다. 이겨야 할 이유는 넘쳐 난다. 사령탑이 공석이라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대표팀 신태용 코치는 "베스트11을 풀가동해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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