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래는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2014 기아코리아오픈(총 상금 50만 달러) 본선 1회전에서 장수정(19·삼성증권)을 꺾었다. 한나래는 국내 랭킹 1위였던 장수정을 맞아 2시간 40여분의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1(7-6, 4-6, 6-3)로 승리했다.
경기는 팽팽했다. 6-6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이 첫 세트부터 펼쳐졌다. 한나래는 장수정의 범실과 더블폴트(서비스를 두 차례 실패하는 것)를 놓치지 않고 승기를 잡았다. 2세트에서는 장수정의 기세에 밀리며 4-6으로 패했지만, 3세트에서 6-3으로 승리하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한나래의 양손 포핸드가 위력을 뽐냈다. 양손포핸드아 백핸드가 베이스라인 깊숙히 꽂히며 장수정을 괴롭혔다.
한나래는 WTA(여자프로테니스투어)대회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다음 랭킹 발표에서 국내여자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한나래는 지난해 터키 안탈리야 서키트(총 상금 1만 달러)에서 처음으로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삼성증권배 챌린저(총상금 2만 5000달러)에서 정상에 오르며 상승세를 탔다. 한나래는 이번 승리로 30점의 랭킹포인트를 획득했다. 187점이 된 한나래는 세계랭킹을 250위권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날 패한 장수정은 70점의 랭킹포인트가 빠져나가 175점이 돼 260위권으로 내려 앉을 전망이다.
경기를 마친 뒤 한나래는 "승리 순간은 무덤덤했다. 수정이와는 잘 아는 사이라 큰 부담 없이 했다"며 "자신감 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했다. 투어 첫 승리와 16강 진출해서 의미가 크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중요한 순간 더블폴트가 많았다. 이기고 싶은 마음 때문에 타이밍을 놓쳤다”고 자신의 약점을 돌아본 한나래는 "다음 경기에서 강점인 포핸드 앞세워 자신감 있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나래의 16강 상대는 세계랭킹 43위의 바바라 레프첸코(28·미국)다. 레프첸코는 WTA투어 우승은 없지만 ITF프로서키트에서 11회 단식 우승과 1회 복식 우승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