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긴 어게인'이 마침내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비긴 어게인'은 지난 17일 일일 관객 5만6380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 202만259명을 기록했다. 올해 개봉한 다양성영화로는 종전 최고 기록을 보유했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77만3887명)을 일찌감치 넘어섰고, 역대 1위 '워낭 소리'(2009·293만3309명)에도 도전장을 내민 상태. 일일 박스오피스 8위로 시작해 2위까지 올라간 주목받지 못했던 '비긴 어게인'의 거센 뒷심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전문가들은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과 현재 극장가의 상황이 잘 어우러진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음악과 영화가 보여주는 하모니
평론가들은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음악의 힘'을 이야기 한다. 영화평론가 달시파켓은 "'비긴 어게인'은 '원스'와 같은 감독(존 카니)인데 음악이 있어 기분이 좋은 영화다. 영화의 낭만적인 느낌이 관객에게 잘 전달됐다"며 "입소문이 너무 좋아서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다"고 평했다. 영화평론가 민병선도 "음악을 통해 영화의 감정선이 잘 표현돼 있다"며 "연인끼리의 감정이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전달됐다"고 말했다.
'비긴 어게인'은 명성을 잃은 음반프로듀서 댄(마크 러팔로)과 스타 남친을 잃은 싱어송라이터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가 뉴욕에서 만나 함께 노래로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멜로다. 자연스럽게 극의 중심에는 노래가 항상 흐른다. 곳곳에 나오는 16곡의 배경음악은 관객의 귀를 자극한다. 실제 키이라 나이틀리가 부른 '로스트 스타'(Lost Stars)를 비롯한 곡들이 꾸준히 음원사이트 상위권에 올라 있다. 실제 그룹 '마룬5' 멤버인 애덤 리바인이 출연해 생동감을 더하기도 했다.
영화평론가 강익모는 "'원스'를 비롯한 음악 영화들 가운데, 해피엔딩일 경우에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비긴 어게인'은 이 공식을 잘 따르고 있다"며 "오히려 '원스' 등의 작품보다 리얼리티가 강했다. 이어폰을 둘이서 하나로 듣는 장면 등 대중적인 코드를 잘 따서 상징적으로 처리했는데, 이게 잘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비긴 어게인' O.S.T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유니버셜 뮤직 관계자는 "상반기 '겨울왕국'이었다면 하반기는 단연 '비긴 어게인'이다. 현재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을 비롯해 차트 톱100 중 팝송이 15곡인데 그중 13곡이 '비긴 어게인' O.S.T다. 노래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