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야구 대표팀에 병역 미필자는 13명이다. 이들은 금메달을 따낼 경우 병역 혜택을 받는다. 비단 야구 뿐만 아니라 모든 종목에서 아시안게임은 병역 미필 남자 선수들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병역 혜택이 미필 선수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로 꼽히는 이유다. 그러나 대표팀의 투·타 에이스로 꼽히는 김광현(26·SK)과 강정호(27·넥센)에게는 또다른 동기부여가 있다. 해외 진출을 앞두고 둘에게 아시안게임은 진정한 쇼케이스가 될 수 있다.
김광현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구단 동의 하에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풀타임 7년을 소화해야 하는데 김광현은 올 시즌을 마치면 7시즌에 일주일이 부족하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대표팀에 기여한 공로로 부족한 FA 일수를 채울 수 있게 된다. 금메달과 함께 해외진출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확실한 동기부여를 지니고 있다.
그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류현진(LA 다저스)와 함께 대표팀의 원·투 펀치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는 부상으로 불참했다. 따라서 이번 대회는 선수 생활 첫 아시안게임이다. 그는 "한 달 전부터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했다"고 했다. 아시안게임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최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부진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맞는 것보다 리그에서 먼저 맞는 것이 낫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광현은 예선 1차전 태국전과 결승전 선발이 유력하다. 만약 소속 팀 SK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경우 김광현의 잔여 리그 등판은 1~2경기 정도로 예상된다. 따라서 아시안게임은 그의 쇼케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 진출이 기정 사실로 굳어진 강정호 역시 아시안게임은 마지막 쇼케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전에서 활약이 중요하다.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대만 투수 가운데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여러 명 포진해 있다. 강정호가 이들을 상대로 좋은 타격감을 뽐낼 경우 마이너리그 이상의 실력을 갖춘 선수라는 평가를 재확인 할 수 있다. 강정호는 "후배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강정호 본인에게도 큰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