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에 등장한 조선 중기의 무신 배설 장군에 대한 묘사를 두고 배설 장군의 후손인 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와 제작자인 빅스톤픽쳐스, 투자·배급을 맡은 CJ 엔터테인먼트간 갈등이 해결되고 있지 않은 가운데 경주 배씨 비상대책위원회는 "CJ 엔터테인먼트를 형사 고소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주 배씨 비대위는 "CJ 측은 후손들이 정신적, 사회적 피해와 고통을 구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오히려 추석 연휴 기간 65세 어르신들에게 ('명량'을)무료 관람케 하고 22일에는 31일부터 국군장병에게 무료 상영하겠다고 해 정신적 피해와 고통을 가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제작사에 대해서도 "무성의한 태도로 궤변만을 늘어놓는 빅스톤픽쳐스에 대해서도 강력하고 엄중하게 대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15일 경주 배씨 비대위는 경북 성주경찰서에 '명량'의 제작자 겸 감독 김한민, 각본가 전철홍, 소설가 김호경 씨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비대위는 "영화 '명량' 제작자들이 배설 장군을 역사적 사실과 달리 이순신 장군을 살해하려 하고 거북선을 불 태우고 도망하다 부하의 화살에 맞아 죽는 것으로 왜곡 묘사해 명예를 훼손한 것은 물론 후손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혔다"고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펴낸 한국민족문화대박과 사전은 배설 장군에 대해 "이순신이 다시 수군통제사가 된 뒤 한때 그의 지휘를 받았으나 1597년 신병을 치료하겠다고 허가를 받은 뒤 도망하였다. 이에 조정에서 전국에 체포 명령을 내렸으나 종적을 찾지 못하다가, 1599년 선산에서 권율에게 붙잡혀 서울에서 참형되고 그의 아버지와 아들 상충 등은 모두 방면되었다"고 적고 있다.
비대위는 CJ엔터테인먼트를 '부도덕한 기업'으로 명시하며 "사법적 대응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다시는 이 땅에 부도덕한 기업이 발붙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CJ 측은 "당장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창작물 안의 특정 인물에 대한 표현은 투자와 배급을 맡은 우리가 개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는 것이다. 이어 "제작사가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우리가 먼저 나설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