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출시 3일만에 1000만대가 넘게 판매되는 등 전세계 곳곳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역대 판매기록을 갈아치우며 거침없이 질주하던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소비자 불만으로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가장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소비자 불만은 5.5인치 대화면 스마트폰 '아이폰6 플러스'가 쉽게 휘어지는 문제로, 주요 외신들은 이를 '밴드게이트(Bendgate)'라고 부르고 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밴드게이트'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폰6 플러스의 '휘어짐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세계 '아이폰6 플러스' 구매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밴드게이트는 IT기기만 전문으로 리뷰하는 한 사람이 유튜브에 올린 아이폰6 플러스의 강도실험 영상이 발단이 됐다. 이 리뷰어는 아이폰6 플러스의 윗 부분과 아랫 부분을 양손으로 잡고 힘을 주고 구부리는 실험을 진행했다. 영상 속에서 아이폰6 플러스는 힘없이 구부러졌다. 특히 볼륨버튼과 슬립버튼이 있는 좌측부분이 심각하게 휘어졌다. 이 리뷰어는 비슷한 화면 크기를 갖춘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3'에 대해서도 동일한 실험을 진행했는데 갤럭시노트3는 잘 휘어지지 않았다.
외신들은 아이폰6 플러스에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전작보다 더 얇고 크게 만들기 위해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된 이후 아이폰6 플러스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저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파문은 점점 커지고 있다. "아이폰6 플러스의 휘어짐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한 트위터의 글은 현재 7만회 이상 리트윗(공유)되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은 지난 2010년 애플이 아이폰4를 공개했을 당시 논란이 됐던 '안테나게이트'보다 '밴드게이트'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안테나게이트'는 아이폰4의 금속테두리 특정 부분을 손으로 잡았을 때 나타나는 수신불량 상태로 당시 많은 사용자들의 불만을 샀다.
경쟁사들도 '밴드게이트'를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3일 열린 블랙베리의 새 스마트폰 '패스포트' 공개행사에서 존 첸 블랙베리 CEO(최고경영자)는 아이폰6 플러스화 패스포트를 비교한 사진을 띄우며 "블랙베리의 패스포트는 절대 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애플은 '밴드게이트' 에 대해 아무런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주 정식으로 배포한 새 운영체제(OS) iOS8도 오류를 일으키고 있다.
애플은 지난주 iOS8을 배포한 뒤 헬스킷과 사진앨범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1주일만에 업데이트된 iOS8.0.1 버전을 배포했다. 하지만 새 버전 배포와 동시에 아이폰5s 이상 모델에 탑재된 지문인식 기능 '터치ID'와 이동통신망 연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아이폰은 '벽돌상태(아이폰이 멈추는 것을 뜻하는 용어)'가 되기도 했다.
사용자들은 트위터에 "iOS8.0.1이 내 아이폰을 아이팟(MP3)으로 바꿔버렸다"며 자조섞인 불만을 드러냈다. 문제가 확산되자 애플은 즉각 iOS8.0.1 배포를 중단했다. 애플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iOS8.0.1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즉각 조사중"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간에 사용자들에게 답변을 줄 것이며 우선은 업데이트를 막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같은 문제는 모든 아이폰에 해당되는지 아니면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에만 나타나는 것인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애플이 매출에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지난 24일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4를 조기 출시했고 아이폰6 플러스가 쉽게 휘어진다는 것까지 문제가 되면서 애플의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판매량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