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은 일찌감치 결승전 선발의 중책을 통보받았고, 28일 오후 6시반 문학구장 마운드에 선 자신의 모습을 이미지 트레이닝해왔다. 지난 2일 태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22개의 공을 던지며 공인구에 대한 감각 적응도 마쳤다.
김광현에게 아시안게임 결승전 무대는 남다르다. 베이징올림픽, WBC 등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김광현이 국제대회 결승전은 처음이다. 에이스라는 자신감과 함께 책임감을 짊어지고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
금메달과 함께 확실한 동기 부여도 있다. 김광현은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만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을 시도할 수 있다. 상상하기도 싫지만, 만약 은메달이라면 올 겨울 해외 진출은을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 정규 시즌에서 김광현이 등판하는 경기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줄지어 찾아, 김광현 피칭을 일거수일투족 체크했다. 류현진(LA 다저스)를 이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금메달은 자신의 손으로 따내야 한다.
김광현의 주무기는 직구와 슬라이더다. 제구까지 되는 날에는 150㎞의 묵직한 직구와 좌타자 바깥쪽으로 낮게 꺾이는 슬라이더의 위력은 엄청나다. 대만의 타선은 좌타자들이 5명 정도 나온다. 좌타자들이 주축 타자들이다. 톱타자 천핀지에(시카고 컵스 더블A), 3번 궈옌원(라미고)과 5번 쟝즈시엔(볼티모어 더블A)은 왼손 타자다.
김성근 전 감독은 대만 타자들이 느린 변화구에는 어느 정도 타이밍을 맞추지만, 직구와 빠른 변화구는 배트 속도가 느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광현은 빠른 슬라이더를 갖췄으니 충분히 대만 타자를 제압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파워는 있지만 정교함은 다소 떨어지는 대만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려면 직구보다는 변화구, 슬라이더의 제구력이 좋아야 한다. 태국전을 마치고 포수 강민호는 "(김광현의) 직구보다 슬라이더 제구가 더 좋았다"고 칭찬했다.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가 발표된 후 김광현은 "홈인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승리투수가 되고 금메달을 딴다면 엄청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의 바람이 현실이 될 시간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