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한국 역도, 8년 만에 ‘노골드’ 굴욕



한국 역도가 끝내 '금빛 바벨'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역도대표팀은 지난 20~26일까지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역도 경기 남자 7체급(56·62·69·85·94·105·+105㎏)·여자 6체급(48·58·63·69·75·+75㎏) 총 15명이 출전했지만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따는데 그쳤다. 은1·동1는 역대 아시안게임 최악의 성적이다. 지난 1954년 마닐라 대회부터 참가한 한국 역도는 매번 금맥을 캤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대회는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은4·동4)뿐이다.

역도 관계자들은 '안방 부담감'과 '세대교체 실패'를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장미란(31)·사재혁(29) 등을 앞세워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렸던 한국 역도는 후계자 양성에 실패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역도는 장미란이 은퇴하고 사재혁이 부상으로 쓰러지자 한국 역도는 유망주 육성에 나서며 세대교체를 시도했다.

그러나 기존 선수들을 대신할 만한 유망주의 성장이 더딘 데다 사재혁, 임정화(28) 등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대표팀은 여전히 베테랑들이 포함됐다. 하지만 노장들은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금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남자 85㎏급의 사재혁(29)은 인상에서 171kg을 들어올리며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지만 용상 1·2·3차시기를 모두 실패하며 실격당했다. 여자 48kg급 임정화(28)는 허리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메달권 밖에 머물렀다. 남자 105㎏급 김민재(31)의 은메달과 94㎏급에서 이창호(25)의 동메달이 전부다.

기대주들은 경험 부족과 홈에서 치르는 대회의 부담감에 고전했다. 2013 아시안컵과 아시아클럽역도선수권 남자 69㎏급 3관왕에 오른 원정식(24)은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그는 이번 대회 도중 허벅지 부상으로 참가자 12명 중 11위에 머물렀다. 기대를 모았던 여자 75㎏ 이상급의 이희솔(25)은 이번 대회에서 6위에 머물렀다. 지난 26일 은메달을 딴 김민재(31)는 "이번 대회에는 전반적으로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많이 출전했다. 아시안게임이 처음인 선수도 있었다"면서 "지금은 좋아지는 단계다. 나중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북한은 역도강국의 부활을 알렸다. 사진은 세계신기록을 북한 남자 역도 엄윤철(왼쪽)과 김은국이 세계신기록 수립 증서와 부상을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반면 북한은 역도강국의 부활을 알렸다. 사진은 세계신기록을 북한 남자 역도 엄윤철(왼쪽)과 김은국이 세계신기록 수립 증서와 부상을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전병관(44) 역도대표팀 상비군 감독은 "지금은 과도기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안방에서 경기를 치르다보니 부담감 때문에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아직 성장 중인 선수들이기 때문에 2016 리우올림픽을 봐야 한다. 이번 대회에선 실패가 아닌 희망을 봤다"고 분석했다. 전 감독의 말대로 여자 75kg 이상급의 손영희(21)는 4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이기도 햇다.

반면 북한 역도는 화려하게 떠올랐다. 북한은 이번 대회서 금4·은3·동2을 일궈내며 한국과 세계 최강 중국(금7·은5·동2)을 견제했다. 세계신기록을 무려 5개나 쏟아냈다. 전병관 감독은 "북한은 과거부터 역도 강국이었다. 최근엔 국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선수들을 육성한 결과물이다"며 아낌없는 투자를 강조했다.


인천=피주영 기자
당신이 좋아할 만한정보
AD
당신이 좋아할 만한뉴스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지금 뜨고 있는뉴스
오피니언
행사&비즈니스
HotPho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