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바지, 포스트시즌(PS) 진출이 일찌감치 결정된 각 팀들은 이제 'PS 구상'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시즌 내내 2위를 달리며 선두 삼성을 위협했던 넥센도 잔여 경기를 치르면서 플레이오프 준비도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고질적 문제'에 대해 좀처럼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게 문제다.
◇정규시즌 투수 걱정, PS에도 똑같네
염경엽 넥센 감독은 "3선발을 찾는 게 고민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넥센은 외국인 투수 밴헤켄과 소사가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다. 밴헤켄은 올 시즌 19승을 달리며 리그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고, 소사는 대체 용병으로 5월 말 팀에 합류했음에도 9승을 거두며 든든하게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 허전하다는 점이다. 넥센은 올 시즌 문성현과 오재영, 김대우, 금민철, 강윤구, 하영민 등을 선발진에 넣었다. 문성현이 8승을 거두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토종 선발이 없다. 염 감독은 "우리 팀은 3~4선발이 약해서 어느 팀과 붙어도 첫 2경기에서 1승1패를 하고 나면 불리해질 수 밖에 없다"며 입맛을 다셨다.
'3선발 체제'에 대해서도 고민해 봤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다. 염경엽 감독은 "PS를 3선발만 돌리는 것도 생각해봤는데, 이렇게 해서 성공한 케이스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LA 다저스도 클레이튼 커쇼를 3일 쉬고 등판 시켰는데 안 좋지 않았나. 계속해서 3선발로 성공한 케이스를 찾아봤는데 그런 경우가 없더라. 결국 PS에는 4선발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넥센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나이트와 밴헤켄, 오재영, 문성현 등으로 선발진을 꾸렸다. 염 감독은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비밀병기에 대해) 준비는 하고 있지만, 아직 공개할 수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새로운 타선의 시험, PS에선 적중할까
넥센은 최근 새로운 타순을 실험 중이다. 톱타자 서건창이 3번타자로 자리를 옮기면서 박병호-강정호와 함께 클린업을 꾸린다. 그 뒤는 김민성과 유한준, 이성열 등 한 방이 있는 타자들이 받친다. 서건창이 비운 1번타자 자리는 신예 고종욱이 맡는다. 서건창은 올 시즌 183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최다 안타 1위를 달리고 있고, 도루는 45개로 3위에 올라있다. 리그 최고의 톱타자로 평가받는 서건창 대신 고종욱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건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서다.
염경엽 감독은 "고종욱이 톱타자로 자리를 잡으면 2번 이택근부터 8번 이성열까지 어떤 팀도 쉽게 볼 수 없는 타선이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확실히 '3번 서건창'을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홈런을 뽑아내는 타자들이 줄줄이 나오면 상대 투수로는 큰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염 감독은 새로운 타선에 대해 "아직은 테스트 기간이다. 결과가 좋으면 포스트시즌에서도 이 타순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9월 확대 엔트리로 1군에 진입한 고종욱은 톱타자로 세 번 선발 출장을 하면서 아직까지 올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처음부터 잘 할 수 없다. 두려움이 없어져야 한다"며 고종욱에 믿음을 드러내고 있다. 넥센은 이제 정규시즌 9경기를 남겨놨다.남은 시간 동안 PS에서 사용할 '키'를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