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많은 도움으로 어렵게 'KJ CHOI 인비테이셔널'이 개최된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솔직히 남자 골프의 부흥을 꿈꾸고 싶다."
한국 프로 골프의 간판 최경주(44·SK텔레콤)가 자신의 이름을 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J CHOI 인비테이셔널' 개최를 힘겹게 성사시켰다고 털어놨다.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최경주는 "예정된 대회 개막일 4주 전에야 최종 개최를 확정했다"며 "여러 가지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먼저 감사드립니다"고 밝혔다.
이 대회는 오는 9일부터 나흘간 전남의 레이크힐스 순천 골프장(파72)에서 열린다. 이 대회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세 차례 열렸지만 올해는 타이틀 스폰서와 대회장을 구하지 못해 무산될 위기를 맞았다. 최경주는 "'그동안 선배로서 할 도리는 다했다. 올해는 대회 개최가 어려우니 한 차례 쉬자'는 주변의 얘기도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에 한 번 건너뛰게 되면 그 다음에 더 힘들다는 생각으로 강행했다"고 말했다.
사실 최경주는 국내 젊은 후배들을 위해 지난 3년 동안 CJ그룹의 후원을 받아 'CJ 인비테이셔널 호스티드 바이 KJ CHOI' 골프 대회를 개최했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선수 이름을 내걸고 치른 첫 번째 골프 토너먼트여서 화제를 모았다. 최경주는 이 대회를 통해 '휴대전화 벨 소리가 없는 대회' '코스에서 금연하는 대회', 그리고 '불우 이웃 나눔 실천 대회' 등 3 대 골프 문화 풍토를 조성했다. 하지만 올해는 계약 기간이 끝나면서 다른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도 있었다. 지난해까지 스폰서를 맡았던 CJ그룹이 대회 비용의 일부를 지원해 주겠다고 약속했고, 풍산그룹의 류진 회장, 일주일간 대회장을 무상으로 대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선수들의 식음료까지 제공하기로 한 레이크힐스 순천 골프장, 그리고 대회 운영비를 지원하기로 한 KPGA 등이 한데 뜻을 모아 결실을 맺었다.
최경주는 "대선배 최상호 프로 등이 활약했던 1990년대 전성기를 되찾고 싶다"며 "한국 남자 골프의 부흥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4회째)를 준비하면서 내가 후배들에게 든든한 '맏형'일 수 있는지 큰 자괴감에 빠졌다"며 "도움을 청했을 때 누가 내 편인지를 알겠더라. 국내 현실이 어렵더라도 남자 골프는 그렇게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다"고 목청을 높였다.
최경주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뒤 곧바로 대회가 열리는 순천으로 향하는 강행군을 이어 갔다. 그는 "내 고향 완도에 비하면 대회장인 순천은 그렇게 먼 곳이 아니다.(웃음) 갤러리분들이 많이 오셔서 남자 프로들을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