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왔다!장보리'는 출생의 비밀, 자극적인 설정, 캐릭터의 악행 등 막장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요소는 꽤 많았다. 하지만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은 초반 일찌감치 벗었다. 연민정의 멈출 줄 모르는 악행과 끊임없는 사건사고로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이 자칫 짜증내고 답답할 수 있었지만, 그 때마다 유쾌한 스토리와 장보리와의 달달한 로맨스로 극에 활기와 재미를 불어넣은 게 바로 배우 김지훈(33)이었다. 김지훈이 맡은 검사 이재화 역은 드라마의 무게감을 무겁지도, 또 너무 가볍지도 않게 조절하는 메인 포인트였다. 덕분에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겐 지지를 받았고 호감도까지 높였다. 김지훈은 "길거리에서 만난 분들이 '보리보리 남편이다' '찌끄레기다'라며 아는 척을 해주신다. 드라마로 기대 이상의 결과물과 반응을 얻어서 행복하다"며 웃었다.
-7개월 넘게 촬영한 드라마를 끝낸 소감은.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이렇게까지 드라마가 많은 관심과 이슈를 낳을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시청자분들의 관심 덕분에 행복했다."
-극 후반으로 가면서 분량이 줄었다.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은 없나.
"아쉬운 게 없을 순 없지만, 그런 부분을 다 상쇄시킬 만큼 많은 사랑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또 내 스스로 즐겁고 행복하게 촬영했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스러운 드라마다. 국민 드라마로 불리는 작품에서 비중있는 캐릭터를 연기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막장 드라마 논란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 그 비결은 뭘까.
"논란을 불식시킬 만큼 흡입력있는 스토리와 재밌는 구성이 있었다. 또 시청자들의 답답함을 유발시키고 짜증을 불러일으킬 설정도 있었지만, 보리와 재화의 달달하면서도 코믹한 로맨스가 막장 논란을 많이 없앴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높은 시청률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나.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요즘 드라마 시청률이 이렇게까지 잘 나오지 않지 않나. 그래서 제작발표회에서 시청률 공약을 내걸면서도 반신반의한 부분이 있었다. 진짜 그 공약을 하는 날이 올지 몰랐다. 공약이 명동에서 엑소 춤을 추는 것이었는데 작가님이 적절히 대본에 적어주셔서 촬영을 하면서 동시에 공약도 지킬 수 있었다.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어서 없는 시간을 쪼개서 춤 연습을 열심히 했는데 막상 배워보니 그게 쉽지 않더라. 춤을 추던 사람도 아니고 엑소 멤버들처럼 느낌을 내는 게 쉽지 않았다. 엑소 춤이 정말 어렵더라."
-시청률 40%에 육박한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맡았다는 건 어떤 의미로 남을까.
"배우로서 굉장히 큰 의미다. 감사한 일이기도 하고 앞으로의 활동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시청률은 사실 배우의 힘만으로는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작가님, 감독님 등 모든 게 딱 잘 맞아 떨어져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진운도 물론 중요하다. 그런 여러가지 상황이 다 맞아떨어졌던 것 같다. 물론 시청률이 3%가 나와도 똑같이 열심히 했을테지만, 좋은 성적에서 오는 에너지는 무시 못하는 것 같다."
-오연서와의 호흡은 어땠나.
"좋았다. 연서도 워낙 성격이 털털하고 대화가 잘 통해서 연기할 때 편했다. 내가 장난을 좀 많이 치는 편인데 연서한테 장난치다가 연서가 토라진 적도 종종 있다. 그걸 풀어주는 게 좀 힘들긴 했는데 연기 호흡은 전반적으로 좋았다. 덕분에 재밌는 신도 많이 만들었던 것 같다."
-드라마 팀워크가 좋았던 것 같다. 최근 종방연에서 남자 배우들이 단체복까지 맞춰있었던데.
"단체 SNS대화창에서 농담으로 단체복을 입고 종방연에 가는 게 어떨까라는 얘기를 했다. 이슈도 되고 재밌을 것 같았다. 그런데 모든 출연진의 사이즈를 알아서 제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서 안하는 걸로 마음을 접었다가, 다시 남자 배우들끼리만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창석이가 옷을 사고 옷에 들어갈 문구를 프린트해서 제작하는 역할을 맡았다. 귀찮아서 안 하려다가 드라마를 사랑해준 팬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 차원으로 한 건데 반응이 좋아서 보람은 있었다."
-종영까지 2회 남았다. 이미 촬영은 끝났는데 원했던 결말인가.
"개인적으로는 최선의 선택을 한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들마다 원하는 결말이 다 다를 수 밖에 없지만, 여러 의견을 종합한 최선의 결말이 나온 것 같다. 시청자들의 욕구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꽤 훌륭한 결밀이다. 이번주 방송을 보시는 분들이 '아~이 정도면 괜찮네'라고 만족하실 것 같다. 끝까지 본방사수해달라."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