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 러시’ KIA의 내일은 오늘보다 더 어둡다



팀 핵심 전력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 '타이거즈'의 2015년은 오늘 보다 더 어둡다.

프로야구는 17일을 끝으로 정규시즌 일정을 종료한다.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KIA·한화·두산 등은 마무리 캠프 등을 통해 시즌을 정리하고 2015년 구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모두가 청사진을 떠올리고 있지만, KIA의 내일은 유독 까맣다. 팀 내 유일한 두자리 수 승수를 올린 양현종(26)이 해외진출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 내야와 타선의 핵인 안치홍(24)은 군 입대를 결정했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인 송은범(30)의 잔류는 결정되지 않았다. 오는 11월 시작 될 20인 외 특별지명으로 선수 이탈이 불가피 하다.

양현종은 이번시즌 내내 구단에 해외진출 의사를 밝혀왔다. 구단이 만류 했으나, 뜻이 강했다. 양현종은 이번시즌 최고의 해를 보냈다. 16승8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총 28차례 마운드에 올라 16차례의 퀄리티스타트(QS·6이닝 3실점 이하)를 올렸다. 16승은 2010시즌 개인 최다승 타이다. "야구선수로서 더 큰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문제는 KIA다. 팀 내 '에이스'이자 투수조 중심축이 나간다. 지난해 윤석민(29)에 이어 또 한 명의 귀한 자원이 누수되는 셈이다.

송은범 역시 잔류가 확실치 않다. 지난해 SK에서 트레이드 된 그는 2시즌 연속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이번시즌에도 27경기에서 4승8패, 평균자책점 7.32에 그쳤다. 그러나 FA를 맞이한 송은범은 여전히 매력이 넘치는 투수다. 화려한 경력과 구위를 갖췄다. 계투와 선발 모두 등판이 가능하다. 반전 계기가 마련된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될 선수다. KIA는 지난 2시즌 동안 고전한 송은범에게 높은 몸값을 제시하기 힘들다. 선수 역시 자신을 원하는 팀이 있다면 떠날 수 밖에 없다.

마운드만 문제가 아니다. '꼬꼬마 키스톤 콤비' 안치홍-김선빈(25)이 군 입대한다. 탄탄한 수비 실력과 스타성을 갖춘 둘은 타이거즈를 상징하는 스타였다. 특히 안치홍은 개인 커리어 하이를 기록, 김주찬(33)과 함께 팀 타선을 이끌었다. 올해 강한울(23), 박찬호(19) 등 백업진이 성장했지만 프로에서 수년 이상 뛰어 온 '베테랑' 내야수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넘어야 할 산이 까마득하다. 당장 11월에 kt에 내줄 20인 외 특별지명을 생각해야 한다. 기존 9개 구단은 각 구단 선수 중 20명을 보호할 수 있고, 20명을 제외한 선수 중 신생팀 kt는 원하는 선수를 지명해 영입할 수 있다. kt는 KIA의 전 수장이었던 조범현(54) 감독이 이끈다. 2009년 함께 우승을 일궜던 선수들에게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선동열(51) KIA 감독은 "곽정철, 차명진, 전우엽, 이범석, 한기주 등이 내년 시즌에는 공을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거나 프로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한 선수들이다. 한승혁(21), 심동섭(23) 등의 성장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KIA는 2015 신인드래프트에서 10명 중 7명을 대졸 선수로 꾸렸다. 아마추어와 프로는 다르다. 신인에게 내년을 맡길 수 없는 노릇이다. KIA의 한숨만 늘어간다.


서지영 기자saltdol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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