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사회의 다양한 사건 사고를 담은 작품들이 연이어 공개돼 하반기 극장가에 묘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단연 이목이 집중되는 영화는 '다이빙벨'(10월 23일 개봉)이다. 지난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사건에 관한 첫 다큐멘터리 작품인 '다이빙벨'은 부산국제영화제(BIFF·10월2일~11일)에서 상영된 후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상영 여부를 놓고 영화인과 정부 사이에 묘한 이해관계가 수면위로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사건을 취재한 이상호 기자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등의 소재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해온 안해룡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안해룡 감독은 최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우리가 영화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작은 사실에 불과하다"며 "우리 영화와는 다른 훨씬 자세한 기록물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개봉한 '제보자'도 사회 문제를 관통했다. '제보자'는 2005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줄기세포 스캔들을 모티브로 다뤘다. '줄기세포 조작 스캔들'이라는 소재로 공정성을 잃어버린 언론과 진실을 은폐하려는 국가 권력 등의 모습을 여과 없이 그려냈다.
줄기세포 진위 여부를 놓고 박해일(윤민철 PD)과 이경영(이장환 박사)이 벌이는 대립이 손에 땀이 날 정도로 팽팽하다. 개봉 당일(10월 2일)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줄곧 3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누적 관객 149만8857명을 기록 중이다.
다음달 13일 개봉하는 '카트'는 비정규직 문제를 다룬다. 비정규직 노동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룬 '카트'는 BIFF-오픈 시네마 섹션에서 상영된 후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실화를 소재로 만든 영화로 회사의 일방적 해고 통보 앞에 무력했던 사람들이 파업을 통해 함께 일어서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다. 염정아·문정희·김영애를 비롯한 베테랑 연기자들과 도경수(엑소 디오)·천우희·지우 등 개성 강한 충무로 유망주들이 조화를 이뤘다.
영화평론가 윤성은은 "'도가니'(11) 이후 사회 이슈를 다룬 영화가 많아 졌다"며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12) '26년'(12) 등의 작품들이 잘 되다 보니까 단순하게 자기 이야기를 하는 수준을 넘어 용기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