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규민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PS) 승리를 신고했다. 빼어난 완급조절을 보이며 5회까지 버틴 것이 주효했다.
우규민은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NC와 가진 준PO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67개의 공을 던진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40개를 꽂아넣으며 나쁘지 않은 제구력을 선보였다. 주무기 체인지업과 싱커를 섞어던지면서 삼진은 3개를 뽑아냈다. 우규민은 3-0으로 앞선 6회 무사 1·2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신재웅에게 넘겼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경기가 4-2로 종료되면서 우규민은 승리 투수가 됐다.
강약을 조절한 투구로 NC 타선을 제압했다. 속구와 변화구를 섞어던지면 NC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1회 선두 타자 박민우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우규민은 후속 타자 김종호롤 2루수 앞 땅볼로 유도해 4-6-3으로 이어지는 병살을 이끌어냈다. 그는 이후 4회 원아웃까지 단 1명의 주자에게도 1루를 허락하지 않았다. 강약조절 피칭의 단적인 예가 2회 테임즈를 삼진 잡는 장면이었다. 우규민은 4구째 몸쪽 높은 공을 붙인 다음에 5구째로 서클체인지업을 구사해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우규민은 4회 위기를 맞았다. 1사 후 김종호와 나성범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3루 위기를 맞았다. 강상수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우규민은 독려했다. LG 불펜에서는 윤지웅과 유원상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우규민은 후속 타자 테임즈를 맞아 초구 117㎞짜리 체인지업을 뿌렸다. 테임즈는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는 총알같이 1-2루 사이을 꿰뚫는 것 같았다. 그러나 187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2루수 김용의가 펄쩍 뛰어올라 잡아냈다. 위기 탈출의 순간 우규민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안정을 찾은 우규민은 5회 세 타자를 삼자 범퇴로 막아내고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그러나 6회 들어 제구력이 흔들렸다. 선두 타자 손시헌에게 이날 경기 첫 볼넷을 허용했고, 이어 대타 조영훈에게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내줬다.
양상문 LG 감독은 우규민을 내리고 신재웅을 투입했다. 신재웅은 후속 타자 박민우를 삼진 처리했다. 이어 3루 도루를 시도하는 이상호를 최경철이 저격해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대타 권희동을 볼넷으로 내보낸 신재웅은 나성범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우규민의 승리 투수 요건은 유지됐다. LG 불펜진은 7회 2실점하며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동현과 봉중근이 나란히 8·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우규민은 지난해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처음으로 PS 무대를 밟았다. 당시 6⅓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승리를 얻으면서 지난해의 아쉬움을 날려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