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 40대 젊은 감독이 탄생했다. 초보 감독, 경험이 부족한 감독이라고 색안경을 쓰고 볼 일이 아니다. 현역과 지도자를 한 팀에서만 두루 거치며 착실하게 감독을 준비해 온 젊은 지도자의 열정이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
지난 22일 잠실야구장에서는 제 10대 두산의 수장으로 선임된 김태형(47)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이 열렸다. 두산은 지난 21일 송일수 전임 감독과 작별하고 김태형 감독과 총 2년, 계약금 3억, 연봉 2억 원에 계약했다. 뼛속부터 '베어스'다. 1990년 전신 OB에 입단해 2001년까지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현역이던 1995년과 2001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후 두산에서 지도자 생활을 거쳤고 최근 3년 동안 SK에서 코치로 활동했다.
22년 두산에 몸담으며 언제 팀이 잘 됐고, 언제 흔들렸는지 체득했다. 그는 "김인식(1994~2003년) 감독님과 선수로서, 김경문(2003~2011년) 전 두산 감독님과는 지도자로서 호흡을 맞췄다. 김인식 감독님이 너그러운 리더십을 발휘하셨고 김경문 감독님은 카리스마를 보여주셨다. 두 분의 장점을 고루 섞어 본보기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고참들이 제 역할을 잘할 때 베어스도 잘 굴러갔다는 것이 김태형 감독의 생각이었다. 그는 "내가 주장일 때도 그렇고 전임 감독님들께서 고참들을 예우해 주셨다. 나 역시 홍성흔을 비롯한 두산의 '베테랑' 들을 예우하겠다. 팀은 고참이 선수단을 잘 아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이가 많다고 으스대거나 태업하는 선수는 용인하기 어렵다. 김태형 감독은 "무조건 권한만 줄 수는 없다. 그만큼 스스로 알아서 역할을 모두 소화할 것을 주문하겠다"며 "나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이 허슬플레이를 하지 않거나 충실하게 경기를 풀지 않고 방해하는 선수를 싫어한다. 나 역시 그렇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