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오디션 프로그램 봇물 시대다. 공중파와 케이블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편성표의 알짜 시간을 차지하고 있다. MBC '위대한 탄생'이 시즌3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지만 올해로 6년째를 맞이한 원조 격인 Mnet '슈퍼스타K'가 건제를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SBS '케이팝스타'도 오는 11월 시즌4 방송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Mnet '보이스 코리아'까지.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나오면서 각양각색의 특색을 갖춘 심사위원들도 자연스럽게 비례했다. 이번 주 '만인의 선택'에서는 네티즌들이 평가한 최고의 심사위원을 꼽아봤다. 투표는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www.tillionpanel.com)에서 진행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
①유희열 23.4% (2343명)
이변을 일으켰다. '케이팝스타3'에 심사위원으로 단 한 번 나와 소위 대박을 쳤다. 1~2 시즌을 이끌었던 가수 보아를 대신해 투입됐지만 특유의 입담과 날카로운 심사로 마니아층을 만들었다. 트레이드마크인 변태 같은 농담을 늘어놓다가도 한 소리 해야 할 때는 냉철함을 잃지 않는다. 기타를 들고 나오는 참가자들이 많으니 "기타 하나에 예쁘장한 가사를 가지고 나오는 뮤지션들이 너무 많아 구분이 안갈 정도"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②윤종신 20.2% (2021명)
'라디오스타'에서 보여주는 유머스러운 모습을 기대했다간 오산이다. 그가 '슈퍼스타K'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사뭇 다르다. 시즌 1~3을 하다가 4시즌 때 잠시 프로그램을 떠나기도 했지만 1년 만에 다시 합류해 디테일한 심사평으로 참가자들을 어루만지고 있다. 냉철함과 온화함을 두루 갖춰 참가자들을 냉탕과 온탕에 던져놓는다. 소속사 미스틱 89를 이끌고 있는 대표 프로듀서 겸 가수로서 '슈퍼스타K' 참가자였던 장재인·에디킴·김예림 등과 계약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③이승철 18.8% (1877명)
'슈퍼스타K'의 터줏대감이다. 수많은 심사위원들이 거쳐간 '슈퍼스타K'에서 6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인이다. 워낙 칭찬을 잘 하지 않아 그가 찍어서 '특급칭찬'을 할 경우 단 번에 화제가 되기도 한다. 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심사위원에게도 일종의 외압이 느껴지기도 한다"며 심사의 어려움을 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하고 나오는 헤드폰과 선글라스가 방송 후 화제를 모을 정도로 패션에도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④양현석 12.5% (1250명)
귀에 쏙쏙 들어오는 공감되는 심사평을 한다. 어려운 음악 용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비교와 대조를 통해 이해도를 높인다. 한 도전자가 그룹 마룬파이브 노래를 부르자 "마룬파이브는 나와 감정이 좋은 관계가 아니다. 싸이의 빌보드 1위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서태지의 춤을 춘 도전자에겐 “서태지보다 춤을 더 잘 춘다"고 극찬해 스튜디오를 초토화시켰다. 가장 핫 한 매니지먼트사인 YG의 대표여서 젊은 층의 높은 선호도를 받고 있다.
⑤박진영 11.0% (1101명)
희대의 명언인 공기 반 소리 반의 주인공.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서 그만의 독특한 표현법으로 늘 화제가 됐다. 양현석과 함께 '케이팝스타'의 완성도를 높였다. 좋으면 얼굴 표정에서 곧바로 드러나는 솔직한 심사가 트레이드마크다. 자신만의 색깔을 갖춘 도전자를 선호하는 것도 특징. "듣는 내내 척추가 불편했다" "여주인공이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 연기하는 것 같았다" 등 주옥 같은 심사평을 쏟아냈다. 날카로운 양현석과 대비되는 유연함으로 호평을 받았다.
⑥백지영 7.2% (719명)
여자의 불모지인 심사위원판에서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홍일점이라서 존재감을 나타내기 쉽지 않지만 노련한 심사로 모든 걸 이겨냈다. Mnet '보이스 코리아'에서 심사위원으로서 가능성을 내비치더니 현재 방송 중인 '슈퍼스타K6'에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참가자를 보면서 응원하고 격려하면서 함께 무대를 만들어가겠다"는 말처럼 옆집 누나 같은 포근함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전문성과 감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⑦김범수 6.9% (689명)
'슈퍼스타K6'에 심사위원으로 데뷔했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지만 시간이 점차 흐를수록 놀라운 안정감으로 합격점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보컬리스트라는 칭호에 걸맞게 참가자들의 가창력을 탁월하게 평가한다. 자칫 잘못하면 함께 심사를 보는 이승철과 스타일이 겹칠 수 있었지만 특유의 센스와 입담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거침없는 독설보다는 참가자들의 기를 살려주는 평가가 많은 것도 특징. 한 남성 도전자의 무대를 보고 "성 정체성이 흔들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