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넥센의 한국시리즈가 4일 대구에서 개막한다. 삼성이 4년 연속 통합우승의 위업을 달성할까. 아니면 창단 6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넥센이 기적을 완성할까. 베이스볼긱 위원 5명에게 한국시리즈의 관전포인트를 물었다. 위원들의 전망은 2~3일 이틀에 걸쳐 베이스볼긱에서 연재된다.윤석환 베이스볼긱 위원은 "마운드와 경험에서 앞선 삼성이 우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2014 한국시리즈가 넥센과 삼성의 대결로 성사됐다. 승부를 예상한다면."4승2패로 삼성의 우승을 예상한다. 공격력은 비슷한 전력이라고 보지만 마운드에서 승부가 갈릴 것 같다. 삼성은 4선발까지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고, 불펜과 롱릴리프로 나설 수 있는 '조커' 차우찬이 존재한다. 외국인 선발 2명과 필승조 3명이 지키는 넥센 마운드보다 앞서 있다.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일궈낸 삼성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경험도 크게 작용할 것이다. 넥센은 한국시리즈에서도 3선발 체제 운용을 시도하면 체력 부담이 오지 않을까 예상한다."
- 삼성은 2주 넘게 쉬었다.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는."전혀 없진 않겠지만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다. 그 사이 연습 경기와 자체 청백전을 치렀다. 1차전이 홈 구장인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만큼 훈련을 해온 곳에서 치르는 이점도 있다. 항상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무엇보다 한국시리즈를 처음 하는 팀도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 스스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오히려 넥센은 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3일간의 휴식이 크게 득이 될 것이 없다고 본다. 물론 훈련을 하겠지만 선수들의 정신적 신체적 긴장감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애매한 시간이다."
- 양 팀의 키플레이어를 꼽는다면."삼성은 이승엽이다. 시즌 내내 타격감이 좋았고 큰 무대, 중요한 순간에 한 방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어느 포인트에서 터져주느냐가 관건이다. 넥센은 박병호다. 1, 2차전 안에 타격감이 완전히 회복돼야 한다. 유한준, 강정호가 플레이오프에서 홈런을 친 만큼 박병호만 살아나면 넥센 타선이 완벽해질 수 있다."
- 진갑용의 복귀로 주전 포수 낙점에 고민이 생긴 삼성이다. 지난해에 이어 전담포수제를 운용할 수도 있다."투수에 따라 다른 포수를 쓰는 게 효과적이라고 본다. 예전에 진갑용이 확고한 주전일 때도 가끔은 투수에 따라 바뀌곤 했다. 투수들도 반드시 진갑용이 편하라는 법이 없다.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는 배터리로 나서야 한다. 만약 포수 엔트리가 2명이라면 이지영이 선발로 나서고 진갑용은 후반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 넥센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공격력이 살아났다."계기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지켜봐야 한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만난 LG는 다소 지쳐 있었다. 이제부터는 전혀 다른 방향의 싸움을 해야 한다. 삼성 투수들은 만만치 않다. 중심타선에서 하나 터져줘야 하는데, 그래서 박병호가 확실히 부활해야 한다는 것이다."
- 양 팀 1, 2선발 싸움은 어떻게 전망하는가"누가 더 낫다고 쉽게 평가하기 힘들다. 밴헤켄은 1경기밖에 안 던졌지만 완벽했다. 쉬고 나온 밴덴헐크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밴헤켄이 몇 이닝을 던져주느냐가 중요하다. 5이닝을 못 채우면 중간 투수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넥센은 이기는 경기는 단 3명의 불펜 투수로 끝내고 있다. 소사는 3경기째 등판이 될 텐데 3경기 연속 힘 있는 공을 던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행히 4일 휴식 후 등판이지만 영향이 없을 수 없다."
- 양 팀 모두 불펜이 견고하다. "불펜이 삼성이 낫다고 봐야 한다. 넥센은 한현희-조상우가 어린 선수들이다 보니까 큰 경기에서 한두 번 쯤 흔들릴 수 있다. 그 순간이 1승을 좌우한다. 승부를 해야하는 경기마다 이들이 나온다. 설령 3연승을 한다고 해도 1승을 더 채워야 할 때 힘에 부칠 수 있다. 넥센 입장에선 선발투수와 불펜 3인방 외에 다른 한 명이 튀어나와줘야 한다. 꼭 중요한 순간일 필요도 없다.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이번 시리즈뿐 아니라 내년 시즌을 대비해서도 좋은 일이다."
- 넥센 선수들은 한국시리즈 경험이 많지 않다."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는 또 차이가 크다. 이장석 넥센 대표가 준우승은 그저 '패배'라고 한 말이 와닿는다. 그만큼 고생해서 올라가 한국시리즈에서 패한다면 인정도 못 받고 아무 것도 아니다. 팬들의 생각은 다를 지 모르지만 경험상 선수나 코칭스태프는 그렇다. 그러다 보니까 플레이오프, 준플레이오프보다 부담이 훨씬 크다. 선수들도 큰 목표를 앞두고 힘이 더 들어갈 수 있다. 넥센 선수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 넥센 필승조의 '보직 파괴' 시도는 어떻게 봤나.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정규시즌에서는 한 명을 확실히 클로저로 박아 놓아야 책임감을 확실히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전은 다르다. 이미 손승락 선수에게 감독이 이해를 구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운용 자체는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감독 입장에서는 불안감과 패배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PO 1차전에서 손승락 뒤에 한현희를 냈는데 팀 내에서는 한 명이 더 버티고 있는 부분이 든든했을 것이다."
-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손승락의 모습을 어떻게 봤나. 임창용(삼성)과의 자존심 대결도 기대된다."구위는 정규시즌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에서는 조금 더 진지하고 신중한 승부를 하고 있다. 정규시즌에선 대량실점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있었다. 한국시리즈에서 실점을 했을 때나 위기를 맞았을 때 실점을 최소화하도록 잘 대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임창용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푹 쉬면서 정비할 시간이 생겼다. 한국에 돌아와 처음 던졌을 때와 같은 상황이다. 그때의 모습으로 돌아가 자기 컨디션을 찾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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