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1차 브리핑, 2가지 쟁점…'천공과 위 축소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브리핑이 끝났다. 부검이 끝난지 1시간 정도가 지난 시점. 부검 결과에 대한 소견이 적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지금까지는 알려지지 않았던 심낭 천공에 대한 소견과 위 축소 수술에 대한 진위 여부가 드러났다. 천공과 위 축소 수술 여부는 고 신해철의 사인을 둘러싼 의혹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다. 유족과 S병원은 직접적 사인이 되는 천공이 발생 여부와 시점, 위 축소 수술 여부 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따라서 국과수의 검사 결과에 따라 의료 과실, 수술 및 시술에 대한 설명 의무에 대한 책임이 명확해지게 됐다.



▶쟁점1 / 천공은 있었나

천공은 있었다. 그것도 당초 알려진 소장 천공 뿐만 아니라, 심낭 천공도 발견됐다. 또한 국과수 측은 두 가지 천공 모두 "의인성(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에 의한)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과학수사연구소 최영식 소장은 1차 브리핑에서 "아산 병원에서 밝힌 장 천공에 이어 심낭 천공도 발견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심낭에 0.3cm 가량의 천공이 발견됐다. 심낭 내 깨와 같은 이물질이 발견됐고, 수술 부위 인접 부위인 점을 고려할 때 의인성 손상이 우선 고려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부검으로 소장 천공 확인은 불가능했다. 최 소장은 "아산 병원에서 소장을 절제한 후 봉합한 상태라 발견이 불가능하다. 추후 조직 슬라이드와 소장 적출물을 인계받아 검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공은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천공이 장협착술과 관련해, 수술 도중 발생했다면 이는 의료 과실에 해당될 수 있다. 국과수 측은 천공과 관련해 의료 과실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추후 병리학적 검사와 CT 소견을 종합해 판단하겠다"고 소개했다.

▶쟁점2 / 위 축소 수술 있었나

국과수에 따르면 위 축소술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 소장은 브리핑에서 "위장 바깥쪽 15cm 부분을 절개 후 봉합했다. 쉽게 말해 위용적을 일부 줄이기 위한 시술을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위용적을 줄이기 위한 시술은 유가족 측과 병원 측이 대립했던 '위 축소술'을 뜻한다.

S병원 측의 주장을 완전히 뒤엎는 말이다. S병원 측은 위축소술과 관련해 '동의 없이 수술하지 않았다'를 넘어 '수술을 하지 않았다'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병원 측 법률 대리인은 31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원장에게 확인했는데 신해철 씨에게 (장 협착 수술과 함께) 위 축소 수술을 시행한 바가 없다"면서 "수술 후 적절하게 필요한 조치를 다 했다"고 해명했다. 반면 유가족 측은 "고인이 17일 수술을 받은 다음날 주치의가 수술 경위를 설명하면서 수술 마지막에 위를 접어 축소하는 수술도 했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수술 동의를 한 적도 사전에 설명을 들은 적도 없다. 또한 그 수술에 서명을 한 적도 없어 거세게 항의 했다"고 밝혔다.

윤 씨와 소속사 측의 주장처럼 병원 측이 환자에게 위축소 수술의 진행여부를 알리지 않았다면 설명의무위반에 따른 의료과실에 해당한다. 의사는 수술 전 환자에게 진행될 수술과 이로 인한 부작용 등에 대해 명확히 알려야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엄동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