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내 생애 봄날'에서 가장 답답했던 캐릭터를 꼽으라고 한다면 강동욱이었다. 사랑하는 여자가 형 강동하(감우성)와 결혼한 뒤 형에 대한 열등감과 미움이 있는 캐릭터. 그리고 다시 찾아온 사랑 이봄이도 아내와 사별한 형을 위해 포기했다. 잘 나가는 의사에 훤칠한 외모지만, 늘 사랑 앞에선 약자인 캐릭터였다. 하지만 강동욱을 연기한 배우 이준혁(30)은 다른 시각으로 캐릭터를 해석한다. 그의 확실한 캐릭터 분석과 소신이 있었기에 적어도 강동욱이 강동하와 이봄이의 사랑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아닌 삼각 로맨스의 중심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유부단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정확했다고 생각해요. 봄이를 사랑한 건 맞지만 봄이가 형을 좋아하는 걸 확인하고 빠르게 마음 정리를 한거죠. 행동 변화가 빨랐죠. 집착하지 않고 바로 이별을 택한 그 부분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어요." 군 제대 후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던 '내 생애 봄날'을 마친 이준혁을 만나 촬영 비하인드와 종영 소감을 들었다.
-드라마를 끝낸 소감은.
"이야기 자체가 좋아서 선택한 드라마였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큰 변화없이 잘 마무리 되서 만족한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아쉬운 부분은 없나.
"동욱으로서 할 얘기는 7부에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 이야기는 동욱이가 보여줄 게 없어서 아쉬웠다. 동욱이가 주인공이었다면 동욱이 입장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에서 동욱이가 그 만큼 그려진 게 맞다고 생각한다."
-캐릭터가 좀 답답했다.
"답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욱인 소신이 변한 적이 없었다. 원장 자리를 처음부터 욕심낸 적도 없고, 봄이와의 관계도 사랑에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동욱이의 행동이 적합했다고 본다. 동욱인 매 순간 선한 쪽, 좋은 방향을 선택했다. 자신이 참고 인내하고 남을 배려하는 좋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너무 우유부단한 건 아닐까.
"오히려 정확했다고 생각한다. 주변의 변화에 따라가야하는 캐릭터였다. 봄이를 사랑할 때도 봄이가 형에게 가겠다고 할 때 그 행동에 따른 변화를 빠르게 택했다. 우유부단했다면 이랬다가 저랬다가 했을텐데 그렇진 않았다고 본다. 봄이에게 집착하지 않고 바로 이별을 택한 부분이 난 오히려 우유부단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동욱 캐릭터와 실제로 비슷한 부분이 있나.
"동욱이 같은 사랑을 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생각하는 부분이나 부족한 부분을 인지하고 채워나가는 게 비슷한 것 같다."
-드라마를 통해 얻은 점은.
"사랑에 대해 여러가지 고민을 하는 시기인데 동욱이를 통해서 내 얘기를 한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후련함이 있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일 것 같다. 이준혁에게 '내 생애 봄날'은 언제였나.
"항상 오늘이다. 뒤를 돌아보고 그 때가 '내 생애 봄날이었지'라고 후회하면 너무 슬플 것 같다. 삶의 의지도 떨어질 것 같다. 살아온 날 중 오늘이 제일 행복하다. 20대부터 일을 계속했는데 그 때보다 지금이 더 반응이 좋은 것 같다."
-군 제대 후 첫 작품을 마쳤다. 다음 작품에 대한 욕심도 클 것 같다.
"장르와 캐릭터는 열려있다. 좋은 대본을 찾고 있다. 대본을 볼 때 대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대사가 좋으면 보통 작품도 좋더라. 그런 작품을 또 하고 싶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다음 작품을 만나고 싶다. 쉬지 않고 계속 연기를 하고 싶다. 지금 생각하고 바라는 건 연기 하나 뿐인 것 같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