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신체적 성장에 맞게 운동능력도 발달하게 돼 있다. 교육에서 ‘적기 교육’이라는 단어가 있듯 운동에서도 연령에 맞는 ‘적기 훈련’이 있다. 신체적 성장 시기에 따라 가장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운동 항목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부모 또는 코칭스태프가 무엇을 시키려고 하기보다는 선수가 받아들일 수 있는 몸이 됐는지가 더 중요하다. 필자(김병곤 베이스볼긱 위원)은 연령대별 적절하고 효과적인 훈련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경기 중 의외의 상황이 많이 펼쳐진다. 따라서 어느 한 가지만을 잘 하는 선수보다는 이러한 상황 변화에 자신의 몸을 빠르게 맞추고 변화시킬 수 있어야 좋은 선수이다. 야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운동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상황에 맞게 신체를 움직이고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 어린 선수들에게 이러한 능력을 찾는 것은 어려워진 듯하다. 초등학교 3~4학년에 야구를 시작하면 야구 이외의 다른 스포츠는 전혀 접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이런 환경적 요인이 요즘 프로야구 신인 선수들의 기량을 떨어뜨리는 원인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투수는 타자에게 맞추는 것보다는 자신의 밸런스 능력을 스스로 맞춰 나가는 포지션이다. 야수의 경우 운동능력이 투수에 비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타격 또는 수비를 할 때 변화되는 공에 내 몸을 맞출 수 있어야 우수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특급 타자(LG 이병규 9번, LG 유지현 코치, 이종범 전 한화 코치)를 보면 축구도 잘하고, 탁구도 잘 치며 다른 스포츠를 매우 잘 했다. 이런 운동신경의 기반이 특급 선수를 만들어 내는 기초가 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운동능력 향상에 있어 중요한 신경계의 발달은 출생에서 사춘기 때까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는 운동감각을 발달시키기 위해 축구, 야구, 농구, 배드민턴 등 다양한 스포츠를 접하게 해 신경계 발달을 도모해야 하며, 고등학교부터는 신경계 감각과 체력적인 조화를 이루게 해줘야 한다. 대학 또는 프로 입단에서부터는 파워를 향상시키기 위한 트레이닝이 필요한 시기로 볼 수 있다. 각 단계별로 알맞은 훈련을 진행하면 좋은 선수들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어린 선수들을 보면 운동 중 자신의 몸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 어린 아이들이 많이 뛰어 놀지 못하는 분위기와 어릴 때 한 가지 운동만을 하게 되는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사춘기 이전까지 많은 운동 종목에 접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며, 전문 훈련은 사춘기(여자는 평균 12세, 범위 10~14세, 남자는 평균 14세, 범위 12~17세) 이후에 하는 것이 야구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