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추진한 이번 빅딜에는 그룹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유화산업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나아가 신수종 사업인 로봇산업에서의 경쟁력 강화도 겨냥하고 있다.
실제 한화그룹은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를 통해 석유화학사업 부문 매출규모가 18조원으로 커진다. 또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를 통해 지난해 기준 방위사업 부문 매출 1조원 규모에서 약 2조6000억원으로 증가한다.
우선 석유화학 부문에서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삼성종합화학 등을 인수한 것은 원가경쟁력을 제고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석유화학사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빅딜로 한화그룹은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 생산규모가 세계 9위 수준인 291만t으로 증대된다. 이에 따라 나프타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경쟁력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
나프타-콘덴세이트-LPG로 다각화된 원료 포트폴리오도 갖춰 저가 원료를 기반으로 한 북미·중동의 석유화학 회사들과의 경쟁에도 대비할 수 있다.
또 기존 에틸렌 일변도의 제품군에서 탈피해 폴리프로필렌·파라자일렌·스티렌모노머, 경유·항공유 등 제품군을 다각화하게 된다. 이를 통해 기존 일부 주력 제품의 경쟁력과 수익성 악화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성장의 기반도 마련하게 된다.
방위사업 부문에서 한화가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인수한 것은 방위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기계·로봇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이번 빅딜 효과로 기존의 탄약과 정밀유도무기 중심에서 자주포, 항공기, 함정용 엔진, 레이더 등의 방산전자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차세대 방위사업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지난 10월 합병한 기계부문(전 한화테크엠)의 산업기계 기술에 삼성테크윈의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더해 공장자동화와 초정밀 공작기계, 태양광 제조설비 등의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도 창출할 수 있다.
특히 한화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할 계획인 로봇 무인화 사업의 경쟁력 강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는 로봇 무인화 사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 반면, 삼성테크윈의 로봇 무인화 사업은 좀 더 진전된 단계이기 때문에 해당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화그룹은 기존 국방용 무인기 기술에 삼성테크윈의 영상처리와 정밀제어기술, 삼성탈레스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합해 중장기적으로 무인시스템과 첨단 로봇 사업 분야 등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