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대작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 '검은사막'이 출격한다. 모바일 게임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자취를 감췄던 대작 MMORPG가 나오는 것은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이후 약 2년 만이다. 더구나 여러 굵직한 게임들을 성공시킨 스타 개발자인 김대일 프로듀서가 게임개발사 펄어비스를 설립하고 만든 첫 작품이고 서비스를 맡은 다음게임의 미래가 달려 있는 게임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은사막은 오는 10일 사전 다운로드를 시작해 17일 공개 서비스에 돌입한다. 이 게임은 4년 간 개발비 200억원 이상 투자된 블랙버스터급 MMORPG로 중세 유럽풍의 사실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실감나는 전투와 점령전, 무역과 채집 등 다양한 생활형 콘텐트를 담고 있다. 특히 인스턴트 던전 등이 없고 전체 필드를 제한없이 다닐 수 있는 오픈월드를 도입해 다른 MMORPG와 차별화했다. 이에 따라 게이머는 정해진 순서대로, 루트대로 움직이지 않아도 되고 창의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검은사막 출시는 대작 MMORPG에 목 마른 게이머에게는 희소식이다. 블랙버스터급 MMORPG는 2011년 1월 '테라', 2012년 6월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 2013년 1월 '아키에이지' 이후 처음이다.
이제 관심사는 검은사막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 여부다. 일단 ‘릴' ‘R2’ ‘C9’ 등 대작 게임을 연이어 성공시킨 김대일 펄어비스 대표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또 오랜 만에 나오는 작품인 만큼 초반 반응은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기준의 대작들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냐는 점이다. 아키에이지·블소·테라는 서비스 첫날 동시접속자수가 10만~15만명 가량이었다.
다음게임은 많은 게이머가 찾을 것으로 예상해 클라이언트 용량을 대폭 감량하고 로딩 속도를 개선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또 그래픽 옵션 설정을 7단계로 세분화해 PC 사양의 제약 없이 더 많은 게이머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 약 9000여 개 다음게임 가맹 PC방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음게임은 이용자층을 확대하기 위해 상용 서비스에서 부분유료화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금까지 대작 MMORPG들이 월 정액제로 서비스를 시작해 이용자가 빠지면 부분유료화를 도입해왔던 방식을 깬 것이다.
다음게임은 검은사막의 성공적인 론칭에 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게임 전문 자회사로 이같은 대작을 서비스하는 것이 처음인 데다가 회사의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다음에서 독립해 '플래닛사이드2', 'RF온라인' 등을 해오고 있지만 역시 주력작은 '검은사막'이다. 이 게임이 뜨면 게임 유통 회사로서 확실히 자리 매김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다음의 게임 사업 능력 자체에 커다른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다음은 10년 전 한 차례 게임 시장에 진출했다가 실패했고 2011년에는 모바일 게임 시장을 공략했다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홍성주 다음게임 대표는 "다음게임와 펄어비스는 200명이 넘는 인원이 2년 간 함께 준비해왔다"며 "검은사막의 성공으로 침체된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