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에 대한 기대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3일(한국시간) 토리 헌터(39)를 영입한 미네소타의 기대는 단순히 외야수 한 명 보강에 그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서만 18시즌을 치른 그의 경험이 클럽하우스 전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 야구에 비해 개성과 자유스런 분위기가 존중받는 메이저리그지만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라는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헌터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다. 1997년 미네소타에서 데뷔한 이후 2001년부터 2009년까지 9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5차례의 올스타에 선정됐다. 올 시즌 포함 통산 타율 0.279·331홈런·2327안타·1310타점·1229득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LA 에인절스와 디트로이트를 거쳤지만 선수 생활의 마지막은 친정팀 미네소타에서 하고 싶은 바람으로 복귀을 선택했다. 테리 라이언 단장과 신인 시절 멘토였던 폴 몰리터 감독 미네소타의 신임 감독도 영향을 미쳤다.
미네소타행이 결정된 뒤 헌터는 "누군가는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이곳(미네소타)으로 온 이유는 명확하다. 내 마음이 가장 원했던 팀이다. 주변에선 내가 이전부터 마지막 선수 생활을 미네소타에서 끝내길 바랐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선수다"고 전했다.
헌터는 당장 공·수에서 큰 전력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여기에 구단은 그라운드 위에서 뿐 아니라 클럽하우스의 리더로서 어린 선수들의 멘토가 돼 주길 바라고 있다. 이미 그는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존재감을 가진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라이언 단장은 "우리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다. 존재감이 있는 베테랑 선수를 찾고 있었고 지금까지 모범적인 선수 생활을 이어온 헌터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시즌 한국 야구의 이적 시장에서도 베테랑 선수들의 영입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신생팀 kt는 롯데에서 방출된 장성호를 데리고 와 리더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고, 내홍을 겪었던 롯데 역시 임재철의 영입으로 큰 힘을 얻었다. 헌터의 미네소타행 역시 단순히 전력 강화 이상의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