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칸의 거대한 벌판 위에 뒤엉킨 흑·백의 모든 돌에는 저마다 사연이 있다. 발빠른 행마로 대륙을 차지한 돌이나, 적에게 갇혀 '미생'으로 전락해버린 곤마나 모두 현재 이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tvN '미생'은 기록적인 흥행의 힘으로 '몰랐던 이름들'을 스타로 재탄생시켰다. 배우들은 마치 '미생'에서 맡은 역할을 위해 태어난듯 배역에 꼭 맞아보이지만, 그 자리에 서기까지 저마다 다른 배경에서, 다른 이유로 두어진 돌이었다. 그들의 발자취, '수순'을 복기 해 봤다.
▶인턴 사원들
①장그래(임시완)-영업 3팀 신입
- 임시완 : 2010년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로 데뷔했다. 아이돌로서의 역량으로도 인정받았지만 연기자로서 더 큰 관심을 받았다. 2012년 MBC수목극 ‘해를 품은 달’에서 아역 4인방 중 허염의 아역을 맡아 주목 받았다. 이후 KBS 2TV ‘적도의 남자’와 MBC ‘스탠바이’, MBC ‘트라이앵글’, 영화 ‘변호인’을 거치며 충무로와 방송가에서 주목하는 남자 연기자로 떠올랐다.
- 장그래 : 18살까지 프로 입단을 위해 십대를 고스란히 바둑에 바쳤다. 최종 입단 실패와 함께 맨땅에 벌거숭이로 내던져졌다. 다양한 스펙에 외국어 네댓 개쯤은 필수인 사람들만 모인 종합상사에 뚝 떨어진, 이력서 새하얀 미운오리 새끼다, ‘갑’의 세계에 들어 간 ‘이방인’이다.
②안영이(강소라)-자원 2팀 신입
- 강소라 : 2009년 영화 ‘4교시 추리영역’으로 데뷔했지만 그의 이름을 알린것은 2011년 영화 ‘써니’였다. 하춘화라는 터프한 여고생역을 잘 소화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부일영화제 신인상도 얻었다. 2014년 SBS 드라마 ‘닥터 이방인’에서는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향후 행보에 기대를 모았다.
- 안영이 : 잘나도 너무 잘나서 ‘넘사벽’으로 불리는 여자. 딱딱하고 차가워 보이지만 깊은 상처를 안고 있다. 자신을 ‘열린 지갑’쯤으로 아는 아버지 덕에 찬란한 청춘의 전반전을 아버지의 빚을 갚는데 허덕거렸다. 인턴기간 중 ‘에이스’로 손꼽혔지만 자원2팀 발령 후 남자 직원들의 역차별을 받는다.
③장백기(강하늘)-철강팀 신입
- 강하늘 : 본명은 김하늘. 선배 김하늘과 이름을 비롯 띠와 생일마저 같아 ‘강하늘’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됐다. 부모님이 모두 연극배우 출신이며 강하늘 역시 연극 ‘쓰릴미’에 출연 당시 공연을 보러 온 선배 황정민에게 캐스팅됐다.
- 장백기 : 이력서의 마지막 한 칸 까지 빈틈없이 채울 수 있는 완벽한 스펙을 자랑한다. 어린시절부터 칭찬만을 받고 살아왔지만 부서배치 이후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수많은 ‘취업 고시생’들을 누르고 입사했지만 익숙한 칭찬은 없고 ‘고졸 낙하산’ 장그래의 활약에 혼란을 겪는다.
④한석율(변요한) -섬유1팀 신입
- 변요한 : 3000:1의 경쟁률을 뚫고 한석율 역에 낙점된 변요한은 ‘독립영화계의 송중기’라고 불릴 만큼 독립 영화계에서는 두꺼운 팬 층을 유지하고 있던 배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에 걸맞게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토요근무', '재난영화', '목격자의 밤' ‘소셜포비아’ ‘들개들’ 등에서는 주연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개봉된 영화 ‘감시자들’에서 악역 이었던 정우성 팀의 운전사 역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 한석율 : 도끼병에 뻔뻔함까지 타고났지만 특유의 친화력과 승부사 기질로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캐릭터다. 회사 구석구석을 쉬지 않고 돌아다니며 정보를 캐내거나 퍼뜨리고 다녀 원 인터의 확성기, 개벽이 등의 별명까지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