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끝난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 정규리그 15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후반 11분 교체 아웃됐다. 레버쿠젠은 1-1로 비기며 6승6무3패(승점 24)로 3위를 탈환했다. 손흥민은 지난 달 22일 하노버 전 이후 5경기째 무득점이다.
◇ 체력이 고갈됐다
손흥민의 체력이 떨어진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연일 강행군이었다. 지금까지 정규리그와 DFB 포칼(독일의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24경기를 소화했다. 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른 적도 많았다.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연속 A대표팀에 뽑혀 장기간 비행기를 타야 했고 A매치도 6경기나 치렀다. 레버쿠젠 로저 슈미트 감독은 손흥민이 A매치를 소화하고 돌아온 직후 리그 경기에 늘 그를 선발로 내보냈다. 이런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지난 달까지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A매치 직후 리그 경기에서 매 번 득점을 터뜨리며 슈미트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슈미트 감독이 지난 10일 벤피카(포르투갈)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 때 손흥민을 후반 중반 투입하며 배려했지만 체력을 보충하기는 턱없이 부족했다. 묀헨글라드바흐 전의 손흥민은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파괴력이 실종됐다. 한 차례 슛을 제외하면 인상적인 플레이가 없었다. 4차례 드리블을 시도했지만 위협적인 장면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 고비를 넘겨라
체력 저하로 인한 일시적인 부진이 장기간 슬럼프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국가대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몇몇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입지가 약간 걱정된다"며 손흥민도 언급했다. 손흥민이 확실한 베스트 멤버임을 감안하면 슈틸리케 감독은 주전 경쟁보다 최근 리듬이 하락세인 점을 걱정한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일단 당장 눈 앞에 다가온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 레버쿠젠은 18일 호펜하임과 16라운드(원정), 20일 프랑크푸르트와 17라운드(홈) 등 이틀 간격으로 경기가 예정돼 있다. 호펜하임은 7위, 프랑크푸르트는 8위로 만만찮은 상대들이다. 2위 추격을 노리는 레버쿠젠은 두 경기 모두 잡아야 한다. 2연전을 마치면 숨통이 트인다. 분데스리가는 17라운드 이후 1월31일까지 한 달 이상의 휴식기에 들어간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 기간에도 맘 놓고 쉴 수 없다.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아 27일 소집돼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할 것이 확실하다. 손흥민은 1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이나마 알차게 휴식을 취한 뒤 대표팀에 합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