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35회 청룡영화상의 가장 큰 관심사는 남녀주연상의 향방이었다. 특히 남우주연상이 뜨거웠다. 사실상 2파전으로 좁혀진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변호인'(1145만 3338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과 '명량'(1760만 9019명)의 맞대결. 특히 두 작품의 주연을 맡은 송강호와 최민식 중 누가 웃을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먼저 미소 지은 쪽은 최민식이었다. 지난달 21일 열린 대종상영화제에서 최민식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한 발 앞서갔다. 하지만 '청룡'의 선택은 송강호였다. 송강호는 수상 직후 "'변호인'이 작년에 개봉했고 오늘이 딱 1년째 되는 날이다. 이렇게 멋지게 대미를 장식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조금 있으면 48살이 되는데 살면서 주변의 이웃이나 내가 속해 있는 사회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나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 생각을 해보면 부끄럽게도 그러지 못했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더 큰 이변이 발생한 곳은 여우주연상이었다. 독립(다양성)영화 ‘한공주’의 주연을 맡은 천우희가 심은경('수상한 그녀')·김희애('우아한 거짓말')·전도연('집으로 가는길')·손예진('공범')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앞서 제천국제영화제 디렉터스컷신인여우상, CGV 무비꼴라주 여자배우상, 영평상 여우주연상, 여성영화인상 올해의 연기상 등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입증 받은 천우희는 대종상에서 손예진에게 여우주연상을 내줬지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탈환하며 2014년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수상 직후 천우희는 "수진 감독님과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너무 고생한 스태프들, 관객 한분 한분 모두 감사드린다. 이 상을 주는 이유는 포기하지 말라는 뜻인 것 같다. 앞으로 배우를 하면서도 의심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며 "앞으로 더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의 가능성이 열렸으면 좋겠다"며 감동의 눈물을 쏟았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영화 '변호인'이 최우수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승미 기자 lsmshh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