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무한도전 - 토요일은 가수다'는 가수와 관객이 혼연일체가 되는 모습으로 '공연의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 가수들, '르네상스'를 재현하라
관계자에 따르면 김건모·김현정·소찬휘·엄정화·이정현·조성모·지누션·쿨·터보·S.E.S 등 총 10팀의 가수는 작정한듯 보였다. 이날 현장은 '공연장'이자 전국으로 배달되는 방송의 '녹화장'이다. 눈 앞의 1000명과 눈에 보이지 않는 수백·수천만의 관객까지 염두한 이들은 자신들의 르네상스였던 90년대를 '소환'하기 위해 각자의 히트곡 총 24곡에 전력을 다 했다.
오프닝을 맡은 터보부터 대미를 장식한 김건모까지 '젊은 후배들에게 밀릴것이 없다'라는 자존심을 느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10팀이지만 마치 한팀 같았다. '우리 한번 제대로 보여주자'라는 보이지 않는 약속을 읽을 수 있었다"라며 "90년대를 주름잡은 가수라고는 하지만 '한물 간 스타들'이 아니었다. 젊은가수들 못지않은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가수들 뿐 아니라 무한도전 멤버들도 '제대로' 의기투합했다. 정형돈·하하는 S.E.S의 '아임 유어 걸', '너를 사랑해'에서 영어 랩을 맡아 힘을 보탰다. 박명수·정준하는 철이와 미애로 변신해 곡 '너는 왜'를 부르며 찰떡호흡을 과시했다. 유재석은 엄정화의 무대에서 백댄서로 등장해 예상치 못한 재미를 보여준다.
▶ 관객들, '이게 어떻게 따낸 자린데'
이날 객석을 메운 1000명의 관객은 '선택 받은 자'들 이었다. '무한도전' 공식 홈페이지의 '토토가' 게시판에서 진행된 방청권 신청에는 마감까지 총 7만 5000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무작위 방식으로 선발된 관객은 무려 75:1의 확률을 뚫고 온 만큼 그 어떤 공연보다 간절한 응원을 보냈다.
이날 새벽부터 현장을 찾은 한 30대 관객은 "제작진의 '합격' 전화를 받고 너무 기뻐 펄쩍펄쩍 뛰었다"며 "학창시절 보고 듣던 가수들의 공연을 보며 한 해 스트레스까지 날려버리려고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이 관객을 포함해 '행운의 주인공'이 된 관객들은 연말 공연을 즐기듯 환호하면서도 ''무한도전'의 팬'으로서 방송 녹화에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임했다는 전언이다.
박수와 환호 외에도 관객들은 '드레스 코드'도 지켰다. 제작진 측이 고지한 '드레스 코드'는 '90년대 스타일'. 통 큰 바지와 땅에 끌릴 듯한 긴 허리띠, 형형 색색의 비니 모자는 물론 '그 시절' 가수들의 패션을 고스란히 재현한 관객들은 이날 현장의 단합된 분위기에 일조했다. 젝스키스의 무대 의상을 입고 온 한 관객은 '무한도전' 멤버들로부터 '드레스 코드를 잘 소화한 관객'으로 뽑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