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악몽'에서 마침내 깨어났다. LIG손해보험(이하 LIG)이 지긋지긋한 천안 원정 연패 사슬을 끊었다. LIG 이름으로 치른 마지막 천안 원정에서 처음으로 이겼다.
LIG는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4-15 V리그 3라운드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34-32, 21-25, 24-26, 25-17, 16-14)로 승리했다. 승점 2를 획득한 6위 LIG(6승10패)는 시즌 승점 17점으로 5위 한국전력(승점 24)과 간격을 좁혔다.
LIG에게 천안은 '악몽의 도시'였다. 2005년 V리그가 출범하고 26번 천안을 방문했지만,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천안 원정 '26연패'라는 불명예가 이어왔다. 문용관 LIG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연패 기록에 의식하다보니 세트 포인트 등 중요한 순간 위축되면서 실책을 저지른다. 의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기에 집중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LIG 선수들은 남다른 집중력을 보여줬다. 1세트를 기나긴 듀스 끝에 36-34로 챙기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의 케빈(35점)·문성민(23점)의 좌우 쌍포를 막지 못하며 2~3세트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LIG는 포기하지 않았다. 4세트 에드가(39점)·김요한(27점)의 공격이 살아나 25-17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세트, LIG는 12-14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한 점을 따내고, LIG 서브. 김진만(10점)이 케빈의 후위 공격을 막아내며 극적으로 듀스에 성공했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LIG는 노재욱의 멋진 디그를 김진만이 오픈 강타로 역전시켰고, 김요한의 후위 공격으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LIG 이름으로 치른 마지막 천안 원정에서 마침내 승리했다. LIG는 내년 1월 주인이 바뀔 예정이다. 지난 7월 모그룹이 KB금융에 인수되면서 배구단도 KB금융 소속이 됐다. 금융위원회의 인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올해까지 LIG 이름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최근 KB금융이 지배구조 개선을 하면서 금융위가 인수 승인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인수 승인이 떨어지면 내년 1월부터 'KB손해보험' 배구단으로 이름이 바뀐다. 구단 CI와 유니폼 제작까지 마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