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야수 정진호(26)가 1군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화수분 두산'의 명맥을 이어 나가겠다는 각오다.
지난 2011년 두산에 입단한 정진호는 1군에서 통산 93경기에 나서 타율 0.191, 8타점 12도루를 기록하고 2012 시즌이 끝난 뒤 상무에 입대했다. 야구가 한층 성장한 2년을 보냈다.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 올스타전에서는 MVP를 거머쥐며 예비 스타로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는 타율 0.341, 3홈런 64타점 33도루를 기록하며 퓨처스리그를 휘저었다. 타점 부문과 최다 안타(109개)에선 남부리그 1위를 차지했고, 타율과 도루, 득점(59개)은 나란히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정진호는 "부족했다. 퓨처스리그니까 더 잘했어야 했다. 만족할 수 없다"며 안주하지 않고 있다.
'1군'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정진호는 "상무에 있을 때 매일 1군 경기를 봤다. 시청자가 아닌 '플레이어'로 함께 하고 싶었다. 1군에서 뛰고 싶단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했다. 간절한 만큼 훈련에 매달렸다. 상무 제대후 합류한 팀의 미야자키 마무리 훈련도 그는 "살아남으려고 정말 열심히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나만의 타격폼을 찾기 위해 타격폼 수정도 계속하고, 약한 어깨를 보완하기 위해서 정확히 잘 던지는 연습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노력이 통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마무리 훈련을 마친 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를 꼽아 달란 물음에 "상무를 제대한 정진호가 잘 하더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겨울에도 쉼없이 내년을 향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잠실구장에 나가 훈련을 하고 있는 그는 80kg이었던 몸무게를 85kg까지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이미 82~83kg을 오가는 몸을 만들었다. '1군 무대'를 향한 굳은 의지다. 그는 "누구나 열심히하기 때문에 더 잘 해야 한다. 더 잘 하겠다. 잘 할 수 있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두산은 타격이 강한 팀이다. 그만큼 '확실한 주전'도 있다. 정진호가 경쟁을 펼쳐야 하는 외야에도 김현수와 민병헌, 정수빈 등 막강한 타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시즌부터는 144경기로 경기수가 늘어나는 만큼 '주전급 백업'이 강한 팀이 더 힘을 낼 수 있다. '성장한' 정진호의 합류는 그래서 더 반갑다. 정진호는 "2군에 안 내려가고 1군 백업으로 한 시즌을 치러보고 싶다. 기회가 왔을 때 잘해서 그 기회를 꼭 잡아내겠다"며 "내년 시즌이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된다. 붙어봐야 하지 않겠나. 칼을 갈고 있다"며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