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72) 한화 감독의 투수 조련법이 '재활용' 외국인 투수에게도 통할 수 있을까.
한화는 내년 시즌 외국인 투수 2명을 재활용 카드로 채웠다. 유먼과 탈보트 모두 김성근 감독이 직접 선택했다. 이미 국내에서 검증을 마친 선수이기에 변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탈보트는 2012년 삼성 소속으로 25경기에 등판해 14승3패·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날카로운 제구력이 매력적인 선수다. 유먼은 탈보트에 비해 국내 경험이 더욱 풍부하다. 2012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진출해 첫해 13승을 따내며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3승(4패)에 이어 올해도 12승(10패)을 올리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달성에 성공했다. 3시즌 통산 성적은 38승 21패 1홀드·평균자책점 3.89로 롯데의 역대 외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좋았다.
하지만 유먼과 탈보트가 최근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은 위험 요소로 꼽힌다. 유먼은 올 시즌을 힘겹게 치렀다. 고질적으로 아팠던 오른 무릎 수술을 받은 후 다소 부진한 경기가 이어졌다. 그러면서 그라운드 위에서 감정 컨트롤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때문에 한화는 이번에 유먼을 영입하면서 철저한 메디컬 테스트를 거쳤다.
탈보트는 2012년 시즌을 마치고 삼성에서 방출된 후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올해 미국 독립리그와 대만리그에서 뛰었지만,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구위가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한 해설위원은 "롯데에서 유먼을 포기한 것은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내년에 올해와 같은 성적을 내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것이다"면서 "탈보트는 올해 독립리그와 대만리그를 전전했다. 최근 뚜렷한 활약이 없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아마도 김성근 감독이 이들을 선택한 것은 그만의 눈으로 유먼과 탈보트의 발전 가능성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과연 이들이 '투수 조련사'인 김성근 감독을 만나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다. 김성근 감독은 과거 SK 왕조를 세울 때 무명이나 잘 다듬어지지 않은 선수를 조련해 완성품으로 만들었고, 투수 재활에 성과를 내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은 "유먼과 탈보트는 10승 이상씩은 해줄 선수"라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