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담뱃값이 인상되자 추억의 개비 담배가 부활하고 전자담배 판매가 늘어났다. 면세점 담배와 기존 가격인 외국계 담배는 동이 났다.
과거 담배 한 갑을 사기 어렵던 시절 구멍가게나 가판대에서 한 개비씩 팔던 개비 담배가 2015년 다시 돌아왔다.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개비 담배를 찾는 이가 줄어들자 차차 자취를 감췄지만, 올해 들어 한 갑당 4500원으로 담배 가격이 껑충 뛰어오르자 한 개비에 300원하는 개비 담배를 찾는 흡연자들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 특히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대학생이나 고시 준비생들이 많은 고시촌 내 구멍가게를 중심으로 개비 담배가 부활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 갑(20개비) 가격으로 환산하면 6000원으로 한 갑을 통째로 사는 것 보다 비싸지만 한꺼번에 사는 것 보다는 부담이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자담배에 관심도 부쩍 늘었다. 온라인 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1∼22일 전자담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배에 달했다. 담뱃값이 오르자 이 기회에 전자 담배로 갈아타려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 이 때문에 정초에는 각 전자담배 가게 앞에 이를 사기 위한 사람들이 출입문 밖까지 줄을 길게 서있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일부 외국계 담배들은 국산 담배보다 2000원 가량 저렴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현재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코리아)의 '던힐'과 재팬토바코 인터내셔널 코리아(JTI코리아)의 '메비우스' 등이 종전 가격인 27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기존 가격대로 판매되는 이들 제품을 집중 구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도 조만간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이번주 기획재정부에 인상 가격을 신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이달 15일께부터 인상된 가격이 적용될 것이라는 예상이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1·2위인 KT&G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날(PMI) 코리아가 대부분 제품을 2000원 인상했기 때문에 BAT코리아 제품도 인상폭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소매점이 보유한 재고 상품에 대해서는 계속 기존 가격인 한갑당 2700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메비우스(옛 마일드세븐)와 카멜 등의 인상 폭을 결정하지 않은 재팬 토바코 인터내셔널(JTI) 코리아 역시 이달 중순까지 인상안을 신고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담뱃값 인상으로 가격 차이가 발생한 면세점 담배가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가격이 시중 담배의 41% 수준으로 떨어져 사재기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KT&G는 면세점에 공급하는 담배 가격을 다음달 중에 인상하기로 하고 인상 폭과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KT&G가 세금 인상과 무관한 면세점 담뱃값 인상으로 추가 이익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개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