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29)이 병역 문제의 해법을 찾지 못한 채 10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현대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570만달러·우승상금 114만달러)에서 2015시즌을 시작한다.
2014-2015시즌 개막전은 이미 지난해 열렸지만 이 토너먼트는 2015년 들어 열리는 첫 대회로 2014시즌 PGA투어 우승자들만 출전할 수 있다. 대회조직위원회가 공식 발표한 조편성에 따르면 배상문은 첫날인 10일 오전 5시20분 스콧 스톨링스(30·미국)와 함께 두 번째 조로 출발한다. 동반자 스톨링스는 2007년 프로로 전향했고 지난해 1월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에서 PGA투어 통산 3승째를 기록한 선수다.
그러나 배상문의 마음은 심란하기 그지 없다. 미국의 골프위크가 8일 인터넷판에서 '배상문은 병역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에 돌아가지 않으려 한다'고 보도하면서 큰 오해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I not go back. I not go back, definitely)"고 대답한 대목이 와전되면서 배상문의 운신의 폭을 좁혀 놓고 있다. 이에 대해 배상문 측은 골프위크와 인터뷰를 한 것은 맞지만 "이 보도 내용은 와전된 것이다. 기자의 질문과 내 대답의 어느 한 토막이 사라져버렸다"고 해명했다. 현재 배상문은 이 대회를 끝마치고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대회 출전을 위해 하와이에 머물고 있는 배상문은 이번주 초 감기몸살로 인해 응급실에 두 차례나 실려갈 정도로 몸이 좋지 않다. 어머니 시옥희씨는 전화 통화에서 "이제 겨우 몸을 추스린 상태다. 상문이가 정신력이 좋다. 잘 견뎌낼 것으로 본다"고 말을 아꼈다. 배상문은 "몸의 컨디션은 많이 회복한 상태다. 하지만 마음은 너무 무겁다. 내 생각과는 너무 다르게 보도가 되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총 34명의 출전자 중에 배상문과 함께 참가하는 한국의 노승열(24)은 이날 오전 6시40분 브라이언 하먼(28·미국)과 맞대결을 펼친다. 올해로 프로 전향 6년차인 하먼은 지난해 7월 존디어 클래식에서 PGA투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노승열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지난해 4월 PGA투어 취히리 클래식에서 생애 첫 승을 올리며 세계골프계의 주목을 받은 노승열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주목 받고 있다.
배상문은 이번 대회 출전이 두 번째다. 2013년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우승으로 2014년 현대토너먼트에 출전해 공동 21위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개막전인 프라이스닷컴 오픈에서 우승해 올해 대회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