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출신인 레니 감독은 색다른 시각으로 13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경기장에 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서 봤다. 선수들이 스카우트를 알아채면 굳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지난 8월 한국에 들어와 100경기 이상을 보며 옥석을 가렸다. J리그에서 국내 복귀를 위해 돌아온 선수의 영상까지 세심하게 관찰했다. 여기에 자유 선발과 영입를 통해 전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앞으로 이랜드에 몸 담게 된 '레니의 아이들'의 사연을 돌아가며 전할 예정이다. '레니의 아이들' 중 열네 번째로 소개할 선수는 전기성(22)이다.
◇전기성은...
생년월일 : 1993년 4월 29일
체격조건 : 182cm, 70kg
포지션 : 중앙 미드필더
레니의 한 마디 : "왕성한 활동량에 득점력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선수."
축구를 시작한 계기 : "고창초에서 육상 대회에 나갔다가 스카우트."
◇스카우트 계기는
이랜드는 전기성을 자유 선발로 영입했다. 광주대 시절에도 투지 넘치는 미드필더로 대학무대에서 이름이 높았다. 대학축구 관계자는 "마른 체구지만 왼발을 잘 쓰고 공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났다"며 "1·2학년 대회에서 광주대에서 눈에 띄는 선수였다"고 평가했다.
레니 감독의 눈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U리그 왕중왕전에서 조선대를 상대하는 전기성을 봤다. 레니 감독은 "광주대 경기를 처음보자마자 전기성의 활동량과 헌신적인 모습에 빠졌다"고 떠올렸다. 레니 감독은 드래프트를 철회한 전기성을 직접 찾아가 설득했고, 이랜드로 데려왔다.
◇성장과정은
전기성은 초등학교 때 발이 빠르다는 이유로 육상대회에 나갔다가 축구부에 스카우트됐다. 부모님 곁을 떠나기 싫어 울던 전기성은 축구의 매력에 빠지며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그리고 K리그 유스 중 최강을 자랑하던 광양제철고에 입학했다. 그러나 슬럼프에 빠졌고 부상까지 겹쳤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 사이에서 적응하지 못하던 전기성은 광주 숭의고로 팀을 옮겼다. 첫 좌절이었다.
악재가 겹쳤다. 학교를 옮기자마자 무릎 내측 인대 파열로 3개월 재활을 견뎌야 했다. 그는 "축구를 그만해야 하나 고민했다. 나는 괜찮은데 부모님이 힘들어 하시는 모습이 마음 아팠다"며 "자신감도 잃어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이때 숭의고 감독이 그에게 "팀에 폐를 끼치면 어떻게 하냐"고 일침을 놨고, 전기성은 정신을 차렸다. 이내 주전으로 도약한 그는 광주대로 진학했고 승승장구하며 이랜드에 입단할 수 있었다.
◇매력포인트
키는 182㎝로 크지만 몸무게는 70㎏이다. 호리호리한 체격이지만 기술이 뛰어나다. 여기에 왼발까지 잘 쓴다. 전북 현대에서 뛰는 이재성(23)과 비슷한 유형으로 보인다. 이재성은 신인의 무덤 전북에서도 살아남았고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기성 역시 이재성 만큼 성장할 잠재력이 보인다. 뛰어난 활동량에 득점 능력까지 갖췄다. 레니 감독은 "박스 깊숙이 침투해 득점까지 할 수 있다"며 "힘을 늘리고 축구를 세련되게 다듬으면 팀을 이끌 재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