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미래'를 처분하고 있다. '현재'에 너무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루이스 판 할(64) 감독이 부임한 맨유는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2539억 원을 쏟으며 선수단을 보강했다. 앙헬 디 마리아(27)는 6000만 파운드(당시 환율로 1013억 원)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를 주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데려왔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데이비드 모예스(52) 감독이 부임하며 썼던 1114억 원까지 합치면 지난 2년 동안 이적시장에서 3651억 원을 쓴 것이다. 이렇게 영입한 선수들은 '미래'와 거리가 멀다. 후안 마타(27)와 마루앙 펠라이니(28), 라다멜 팔카오(29) 등 '현재' 경쟁력을 갖춘 이들이 맨유에 합류했다. 사우스햄프턴에서 데려온 루크 쇼(20) 정도가 유망주로 꼽힌다.
맨유는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앙헬 디 마리아(27)를 6000만 파운드의 이적료에 영입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이다.
그 사이 '미래'를 보고 투자한 선수들을 줄줄이 내보내고 있다.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룰 때문이다. 이는 구단이 수익에 맞춰 운영하지 않을 경우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대회 출전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이다. 특히 공격수들의 이탈이 많았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뽑히는 대니 웰백(23)을 아스널로 이적시켰다. 여기에 크리스탈 팰리스에 임대를 보낸 윌프리드 자하(22)도 팀을 완전히 떠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메일은 자하가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하는 지난 2013년 1500만 파운드(약 247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맨유에 입단했지만 기회를 잡지 못했다.
유망주 중 하나인 아드낭 야누자이(20) 또한 임대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판 할 감독은 야누자이에 대해 "윙백 자원으로는 부적합하고, 공격 자원으로는 팀 내 다른 선수들보다 떨어진다"고 평했다.
벨기에 특급으로 꼽히던 아드낭 야누자이(20) 역시 임대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애스턴빌라와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등이 야누자이의 임대를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 모예스 감독 품에서 승승장구하던 야누자이는 판 할 감독 부임 후 기회를 잃었다. 또 2012년 300만 파운드(약 50억 원)를 주고 영입한 앙헬로 엔리케(21)도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로 보냈다. 임대를 보냈다가 완전 이적을 시킨 것이다. 자그레브는 100만 유로(약 13억 원)만 내고 엔리케를 완전히 영입한 것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는 맨유에서 세계적 선수로 성장했다.
알렉스 퍼거슨(74) 감독 시절 맨유는 유망주도 제법 잘 키워낸 구단이다. 미완의 대기이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도 맨유에서 꽃을 피웠다. 데이비드 베컴(40)과 폴 스콜스(41), 라이언 긱스(42) 역시 맨유 유스를 거쳐 꾸준하게 성장했다. 그러나 퍼거슨이 떠난 뒤 맨유는 '현재'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