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5일(한국시간) 쉔젠 바오 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5 중국 4개국 친선대회 3차전에서 멕시코를 2-1로 격파했다. 한국은 1차전에서 캐나다에 1-2로 패했지만, 중국과 멕시코를 연파하며 2승 1패로 2위에 올랐다. 이 대회를 나가기 전 한국 선수단의 분위기는 좋았다. '주장' 조소현은 "2015년에는 여자축구 월드컵이 열린다. 쉽진 않겠지만 선수들끼리는 정상을 노리고 있다"고 당당히 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에 올라있다. 남자(69위)보다 세계 정상이 가까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친선대회에 참가한 캐나다와 중국, 멕시코는 여자축구 강호다. 캐나다는 랭킹 9위에 올라있고, 중국 역시 13위로 한국보다 위에 위치해 있다. 멕시코가 25위로 한국 아래 위치했지만 북중미의 강자로 꼽힌다. 한국은 이들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4개국 친선대회에서 한국은 세계 정상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중국 친선대회를 앞두고 훈련에 참가한 박은선.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박은선 없이 세계와 겨루다
박은선(29·로시안카)은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이다. 지소연(24·첼시)과 함께 공격을 이끌 재목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윤덕여 감독은 박은선을 최대한 아꼈다. 선수 보호차원이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처럼 박은선을 차출할 수 없는 상황도 대비했다.
윤 감독은 캐나다 전에 11분만 박은선-지소연 투톱을 실험했다. 이날 한국은 박은선 없이도 캐나다와 중국·멕시코를 상대로 쉽게 밀리지 않았다. 향후 박은선의 컨디션이 올라오면 한국의 전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전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는 유영아.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지소연과 WK리그 별의 호흡
지소연은 압도적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세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캐나다 전에서는 선제골을 도왔다. 중국과의 2차전에서는 후반 17분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3차전 멕시코를 상대로는 결승골을 뽑아냈다.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지소연은 70경기에서 35골을 기록하며 경기당 0.5골의 득점행진을 이어갔다.
지소연의 활약에는 WK리그에서 현대제철을 정상으로 이끈 선수들의 도움이 컸다. 지소연과 짝으로 나온 유영아(27)와 정설빈(25)·전가을(27·이상 현대제철)의 위력도 상당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무회전 슛을 선보였던 정설빈은 헌신적인 움직임으로 지소연을 도왔다. 유영아와 전가을은 중국 전에서 나란이 골맛을 보며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모두 지소연과 호흡이 한층 농익었다.
멕시코 전에서 상대방을 따돌리고 킥을 시도하는 지소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살아난 천재 여민지
'천재' 여민지(22·대전 스포츠토토)가 살아난 것도 고무적이다. 그는 캐나다와 1차전에서 전반 33분 선제골을 뽑았다. 지소연의 절묘한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득점을 성공했다. 정설빈·지소연과 함께 나온 스리톱은 합격점이었다. 여민지는 지난 2010년 FIFA U-17세 대회에서 한국을 정상으로 이끌며 주목받았다. 이듬해에는 대표팀에 바로 발탁되며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부침이 길었다.
2012년 3월 이후 부상과 슬럼프로 부진했던 여민지는 지난해 5월 골맛을 보면서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시 부상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했다가 11월부터 몸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11월 이후 4경기에서 3골을 넣은 여민지는 천재의 부활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