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에게 '위기'라고 말했다. 촬영지를 이탈해 논란이 됐던 2011년 KBS 드라마 '스파이 명월' 이후 짧지 않았던 공백. 하지만 한예슬(35)은 역시 '한예슬'이었다. 3년 공백을 깨고 선택한 SBS 주말극 '미녀의 탄생'에서 그는 특유의 발랄함과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함으로 대중과의 거리를 좁혔다. 성공적이었다.
가시적인 성과도 있다. SBS 연말 '연기대상'에서 중편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남자친구 테디를 언급한 수상소감은 남녀노소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물음표가 가득했던 2014년이 그렇게 행복감이 가득한 채로 마감됐다. 인터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예슬은 최근 서울 신사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상큼 발랄한 느낌을 발산하며 시종일관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드라마가 관심 속에 종영했는데.
"촬영 현장이 정말 편해 아직 끝난 기분이 들지 않는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한 드라마 중 일정이 가장 편했다. '생방 대본'을 받기도 했지만 대사를 빨리 외우는 편이라 따로 부담감은 없었다. 같이 연기를 한 주상욱과 정겨운, 왕지혜, 한상진과의 호흡도 정말 좋았다. 주상욱 오빠는 성격이 편안하고 유쾌해 즐겁게 촬영 할 수 있었다."
-주상욱과의 호흡, 실제 남자친구인 테디의 반응이 궁금하다.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드라마가 시작되자 내가 아닌 '사라'로 보여서 괜찮다고 하더라.(웃음)"
-연말 시상식 수상소감은 따로 준비를 했던 건가.
"그런 건 아니지만 계속 생각은 했다. 남자친구에게 감사한 점이 많다. 덕분에 활동도 잘 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 꼭 (공개적으로 애정에 대해) 말해주고 싶었다. 시청자분들이나 팬분들의 반응이 안 좋을까봐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반응도 좋아서 기분 좋게 2014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테디가 시상식을 보고 있었나.
"시상식 중간중간 남자친구와 문자를 했는데 방송을 보고 '오 마이 갓' 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그 일 때문에) 2015년도를 낭만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있는건가.
"언젠가는 결혼을 해야겠지만 지금은 연애하는 기간이 좋아서 최대한 미루고 싶은 마음이다."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가 있다면.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역할을 맡고 싶다. 밝고 재미있는 역할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막장'류의 악역이 아닌 색다른 악역으로 도전해보고 싶다. 장르를 떠나 공포스럽 거나 어두운 역은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 것 같다. 다른 분들의 연기를 보면 대단하고 느껴진다."
-이번이 성공적인 복귀라 생각하는가.
"완전 그렇다. 드라마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시청률이 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기에 대해 비평이 올라 올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좋다."
-연기에 대해선 만족하나.
"연기대상 수상 소감에서도 말했지만 아직도 제 연기를 볼 때마다 오글거린다. 연기 잘 하시는 분들에게 정말 '자신이 만족하시는지' 여쭤 보고 싶다. 연기하는 게 어렵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자가 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맨 처음 시작했을 때 기본도 없이 오로지 오기와 깡으로 버텨왔다. 여러가지 변수가 많아 정말 힘들지만 꾸준히 노력해서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해외진출에 대한 생각은 있나.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마음이 줄어들었다. 할리우드에서 동양인들이 비춰지는 모습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라 외로울 수 있다. 외롭게 일하는 것 보단 좋은 사람들과 유쾌하게 일하고 싶다. 요즘 대륙을 흔들고 있는 전지현 씨가 부럽다. 나도 중국에서 인기 있었으면 좋겠다. (웃음)"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아야 하는 직업이고 사랑받고 싶지만 무엇보다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고 점점 발전해가는 모습. 3년간 공백기가 있었지만 '나는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줬던 것처럼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