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몸살 증세로 13일 쿠웨이트전에 결장한 구자철은 이날 활발한 움직임과 정확한 전진 패스로 축구대표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는 슈팅 찬스에서도 욕심 부리지 않고 동료들에게 패스를 내줬다. 지난 2011 카타르 대회 득점왕(5골) 출신인 구자철은 이제 득점뿐 아니라 팀의 경기 속도까지 조율하는 '베테랑'으로 변모했다.
구자철은 9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가 겹쳤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중동 원정에서 처음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아 이란과 평가전에서 83분을 소화했지만 기대 이하였다. 호주 아시안컵 개막 직전 열린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도 역시 부진했다. 이 시기 같은 포지션의 후배 남태희(레퀴야)가 무섭게 치고 올라와 '슈틸리케의 황태자'로 급부상하며 더욱 대조를 이뤘다. 슈틸리케 감독은 '주장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구자철의 완장을 동료 기성용에게 넘겼다. 하지만 지난 10일 오만과 호주 아시안컵 첫 경기 때 선발로 나서 그간의 부진을 씻었다. 조영철의 선제골에 기여했고 대회 MOM(맨오브더매치)에 선정됐다. 한국 전반 33분 이근호(엘 자이시)의 패스엔 이은 이정협(상주)의 슬라이딩슛을 골로 연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