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뒤흔든 K팝 스타들의 열정은 13억 중국인의 밤을 깨우기에 충분히 크고 뜨거웠다.
14~15일 중국 베이징 완스다중신에서 열린 제29회 골든디스크 시상식이 화려한 무대로 베이징을 달궜다. 양일간의 축제는 최정상급 K팝스타들의 '완생' 공연 무대로 더욱 빛났다.
객석은 난리가 났다. 피가 뜨겁기로 유명한 2만여 중국 팬들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정상급 K팝 가수들의 무대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 '제29회 골든디스크어워즈 인 베이징' 베스트 무대 5개를 선정했다. 감동의 현장은 23일 밤 12시 35분 음원 부문 시상식, 24일 밤 12시 20분 음반 부문 시상식으로 나누어 JTBC에서 방송된다.
▶ 14일 스페셜 무대 에픽하이&에일리 '말해줘'
에픽하이와 에일리는 '90년대 전사'로 변신했다. 두 팀은 14일 스페셜 스테이지에서 지누션의 '말해줘'를 함께 불러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단순한 재현을 넘어 추억의 명곡을 '2015년 버전'으로 재해석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미쓰라진과 타블로는 각각 지누와 션으로 분해 물 흐르는듯한 랩실력을 뽐냈다. 두 사람이 양쪽 무대를 오가며 객석의 구석구석을 달구는 가운데 '2015년 버전 엄정화' 에일리가 등장했다. 그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섹시한 무대연출로 홍일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신명나는 무대에 객석도 화답했다. 중국팬들은 '말해줘'를 잘 알고 있는듯 가사를 따라부르고 와이퍼춤을 함께 추며 호흡을 맞췄다.
▶ 14일 신인상 무대 위너 '공허해'
'YG의 미래' 위너의 인기는 이미 베이징을 뒤덮었다. 위너는 등장과 퇴장까지 멈춤없는 환호를 받아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위너가 펼친 '공허해'의 무대는 '데뷔 2년차 베테랑'이라는 수식어를 얻기 충분했다. 멤버들은 1만여명의 시선을 즐기듯 노련하게 무대를 장악했다. 신인다운 겸손함도 잊지 않았다. 위너는 "양현석 대표님 이하 YG 엔터테인먼트 식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부모님과 팬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리더 강승윤은 능숙한 중국어로 인사를 전해 현지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 14일 음원 대상 앙코르 무대 태양 '눈, 코, 입'
태양은 음원 대상 트로피를 거머쥔채로 앙코르 무대에 섰다. 수상의 감격에 젖은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눈,코,입'을 불렀고 객석의 팬들은 이 날 마지막 무대의 아쉬움을 '떼창'으로 달랬다. '한해 동안 가장 사랑받은 K팝 음원'의 힘은 놀라웠다. 입을 모은 팬들은 가사는 물론 에드리브 까지 따라부르는 장관을 연출했다. 곡의 말미에 태양이 뜨거운 눈물을 쏟아 내며 생황 부는 여인상에 진한 키스를 하자 팬들은 '태양'을 연호하며 감동을 나눴다. 태양은 "정규 2집 작업이 엄청 오래 걸렸다. '눈, 코, 입'을 만나기 위한 시간이었나 보다"라며 "항상 힘을 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다. 더 열심히 노래하는 가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 15일 음반 본상 무대 태민 'Ace'
샤이니 멤버로서 늘 5명이 채우던 무대였지만 혼자서도 충분했다. 태민은 강렬한 눈빛만으로 팬들을 제압했다. 'Ace' 무대에서는 전광판에 태민의 얼굴이 클로즈업으로 등장할때 마다 함성이 쏟아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먼저 '괴도'의 무대를 펼친 태민은 숨이 턱까지 차올라 거친 호흡을 내뱉다가도 곧이어 'Ace'의 전주가 흐르자 카리스마가 넘치는 표정으로 돌변하는 프로정신을 보였다. 샤이니 멤버들은 무대를 마친 후 들것에 실려 나온다'는 가요계 비하인드 스토리를 입증하는 무대였다. 그는 시종일관 쉴새 없는 안무로 지켜보는 팬들마저 숨막히게 했다.
▶ 15일 음반 본상 무대 인피니트 '소나기+Back'
데뷔 6년차의 관록이 빛났다. 15일 음반 본상을 수상한 인피니트는 담담한 수상소감 이후 '소나기+Back' 무대에서 본색을 드러냈다. '원조 칼군무 그룹'다운 절도와 패기는 다른 그룹과 확연히 구분되는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했다. 인피니트에게 중국의 무대는 낯설지 않았다. 멤버들은 이미 2013년 월드투어 '원그레이트 스텝' 중 중국 팬들을 만나 매력을 어필한 바 있다. 이때부터 중국에 형성된 인피니트의 팬덤은 이날 시상식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인피니트 멤버들의 이름이 쓰여진 야광봉은 객석에서 물결치며 축하 무대의 감동을 배가했다.
▶ 15일 음반 본상 무대 태티서 'Holler'
세 사람의 중압감은 현장을 압도했다. 무대에 앞서 태티서의 소개 영상이 전광판에 등장한 직후부터 객석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날 시상식의 MC를 맡은 티파니는 의상을 갈아입고 태연·서현과 무대에 올라 화려한 무대를 펼쳤다. 수많은 해외공연으로 다져진 세 사람의 노련미는 팬들을 곡에 동참시켰다. 팬들은 태티서의 무대에 눈을 떼지 못하면서도 파티장에 온듯 자유롭게 춤을 추기도 했다. 전날 소녀시대로서 음원 인기상을 수상한 세 사람은 유닛으로는 음반 본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K팝 대표 걸그룹다운 위용을 자랑했다.
▶ 15일 스페셜 무대 성룡&웨이윈시 '까오수 펑샤 쏭디에 후이찌아'
'아시아의 형님' 성룡은 등장만으로 객석을 초토화 시켰다. 팬들은 자국이 낳은 최고의 스타가 한국의 시상식에 서는 모습에서 K팝의 위력을 실감했다. 성룡은 '지한파' 스타답게 인삿말에서 능숙한 한국어 솜씨를 자랑하더니 한국 노래까지 즉흥으로 불러 친근감을 안겼다. 그는 MC 전현무가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선창하자 완벽한 한국어 발음으로 1절을 완창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진 스페셜 무대에서 성룡이 정식으로 마이크를 잡자 다시 한번 함성이 터져나왔다. 성룡은 웨이윈시와 함께 영화 '천장웅사'의 OST '까오수 펑샤 쏭디에 후이찌아'를 불렀다. 두 사람의 애절한 발라드 듀엣곡은 비트로 달궈졌던 완스다 체육관에 따듯한 휴식을 선사했다. 가수라 불러도 손색 없었다. 성룡은 곡에 감정을 싣고 혼신의 가창력을 선보여 '금빛' 무대에 의미를 더했다.
▶ 15일 음반 대상 앙코르 무대 엑소 '중독'
성룡이 만든 열기를 엑소가 이어 받았다. 엑소는 골든디스크 음반 부문 대상 수상자 발표에서 성룡의 호명을 받고 무대 위로 올랐다. 앙코르 무대였던 '중독'은 특별했다. 멤버들은 화려한 군무 없이 수상의 감동을 즐기며 자유롭게 무대를 누볐다. 랩과 노래를 부르다가도 객석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하며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또한 영광을 팬들에게 돌리려는 듯 마이크를 객석으로 건네 함께 곡을 나눠 부르는 등 여느 '중독' 무대보다 의미있는 시간을 이끌어 냈다. 관객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엑소의 대상 수상을 축하하며 대단원의 마무리를 함께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