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라드는 팝 발라드와는 '느낌적인 느낌'이 다르다. 애잔하고 애절한 감성이 더 진하다. 투박하지만, 한국인만의 한의 정서가 담겼다. 그래서 한국형 발라드는 세계 어디를 가도 없는 유일의 장르다.
그렇다면 한국형 발라드의 시작은 누구로 봐야 할까. 혹자는 1984년에 1집 '사랑하기 때문에'를 발표한 고(故) 유재하를 꼽는다. 하지만 1년 앞서 발라드 앨범을 발표한 발라더는 따로있는데, 그게 바로 이문세다. 1집만 발표하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유재하와는 달리, 이문세는 꾸준하게 한국 발라드를 이끌었다. 골든디스크 시상식과도 1987년 시상식 대상을 비롯해 총 4번 인연을 맺었다.
골든디스크 30회 동안 가장 빛났던 스타 10명(팀)을 선정했다. 조용필·변진섭·故 김현식·김건모에 이은 다섯 번째 스타는 이문세다. 한국 발라드 계보의 시작으로 '난 아직 모르잖아요''광화문연가''붉은 노을'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다. 골든디스크 시상식은 K팝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30회 시상식은 오는 20일~21일 열린다.
▶발라드 가수의 첫 번째 대상
이문세는 발라드 '레전드'다. 80~90년대는 발표하는 곡마다 히트를 치는 히트메이커로, 2000년대에는 3만석의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공연도 가능한 '공연킹'으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가장 평가받는 것이, 한국 발라드의 개척자나 진배없다는 점이다. 히트곡이 셀 수 없다. '붉은 노을''이 세상 살아가다보면''깊은 밤을 날아서' 같은 템포가 있는 곡도 히트를 쳤지만, '난 아직 모르잖아요''광화문연가''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같은 발라드 넘버들이 대표곡이라 할 만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가수 또한 이문세다.
이문세의 전성기에는 작곡가 고 이영훈이 있었다. 앞서 언급한 모든 곡이 이영훈 작곡가의 곡이다. 이문세-이영훈 콤비의 최고 걸작은 4집으로 꼽힌다. 이 앨범에는 '사랑이 지나가면'을 비롯해 '이별이야기''그녀의 웃음소리뿐''깊은 밤을 날아서' 같은 명곡이 수두룩하다. 이 앨범으로 1987년 2회 골든디스크 시상식 대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문세는 골든디스크 시상식과 총 4번에 걸쳐 인연을 맺었다. 1회에는 '난 아직 모르잖아요'로 본상을 받았고, 2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했다. 3회에서는 '시를 위한 시'로 본상을 수상했고, 8회에는 '눈물 흘리지 마요'로 다시 한 번 본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문세가 연 발라드 전성시대는 변진섭이 바통을 이어받았고, 90년대 신승훈이 가장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이후에는 조성모·성시경·SG워너비 등이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문세의 활약은 Ing형
이문세의 2015년은 여전히 바빴다. 음악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뜻 깊은 한 해를 보냈다. 여전히 히트곡을 발표 할 수 있음을 증명했고, 공연으로는 더할나위 없는 사랑을 받았다. 기부 활동에도 앞장서며 존경받는 뮤지션의 길을 묵묵히 걸었다. 최전성기인 80년대 부럽지 않은 만점 활약이었다.
먼저 전국 투어 '2015 씨어터(Theatre) 이문세'로 지난 4월부터 상반기, 하반기 투어의 모든 객석을 매진시켰다. 9월에는 자신의 브랜드 콘서트로만 누적 입장관객 100만명 돌파라는 대기록 달성하였다. 관객들의 지지에 힘입어 2016년 대전, 전주, 용인, 진주, 제주 등에서 앙코르 공연이 시작된다.
지난 4월 7일에는 13년 만에 발표한 15집 '뉴디렉션' 역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타이틀곡 '봄바람'으로 음원 차트를 석권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달 15일에는 '뉴디렉션 윈터스페셜'을 발표하면서 캐롤곡 'This Christmas'을 공개했다. 후배 가수 로이킴, 팬텀의 한해와 함께해 전세대의 사랑을 고루 받았다.
자선 사업도 멈추지 않았다. 지난 8월 8일에는 봉평 허브나라 자선 음악회를 열고 독거노인들에게 2000만원을 기부했다. 10원부터 12월까지는 위안부 할머니 후원 크리스마스카드를 제작해 판매했다. 수익금 7500만원은 나눔의 집에 기부했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조용필과 더불어 귀감이 되는 가수이자 아티스트다. 연세가 있는 선배 가수들이 아직도 건재하게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게다가 아직도 아이돌 못지않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정말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