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올해 외국인 투수 핵터 노에시와 지크 스프루일, 토종 윤석민·양현종·임준혁으로 선발진을 꾸릴 예정이다. 노에시-윤석민-양현종-스프루일-임준혁 순으로 예상되는 선발 로테이션은 벌써부터 리그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외국인 투수의 기량과 명성, 국내 리그에서 활약한 양현종·윤석민의 이름값, 지난해 9승을 달성한 임준혁의 가능성이 최강의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최강이라는 단어 앞에 세 가지 물음표가 붙는다.
KIA는 지난 시즌 함께 뛴 외국인 투수 조쉬 스틴슨·에반 믹·필립 험버와 모두 이별했다. 험버는 기량 미달로 중도 퇴출됐고, 대체 선수로 영입된 에반은 보직 문제로 코칭스태프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한 끝에 재계약에 실패했다. 지난 2012년 이후 3년 만에 외국인 10승 투수가 된 스틴슨은 KIA가 마지막까지 재계약을 놓고 고민한 인물. 그러나 지난 시즌 후반기 보인 심한 기복이 결별의 이유가 됐다.
KIA는 노에시와 스프루일을 새 동반자로 낙점했다. 노에시는 지난 2014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5선발로 뛰며 8승을 거뒀다. 스프루일은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 대회에서 미국 대표팀으로 나서 한국을 상대로 인상 깊은 투구를 했다. 명성과 확인된 기량을 놓고 보면 좋은 활약이 예상된다.
그러나 '퍼펙트' 경험이 있는 험버가 적응에 실패하며 퇴출된 사례처럼 외국인 투수는 리그 적응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시즌 초반 빠른 적응을 통해 리그에 안착해야 한다. KIA 측은 "노에시는 인성과 실력 면에서 충분히 좋은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스프루일은 20대 후반으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양현종과 윤석민은 리그 최정상급 실력을 자랑한다. 양현종은 최근 두 시즌 연속 15승 이상을 달성했다. 2011시즌 투수 4관왕을 달성한 윤석민은 미국 무대에서 실패를 맛봤지만, 국내로 복귀한 지난해 마무리 투수로 변신해 30세이브를 따내며 여전한 실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둘의 몸 상태에 물음표가 따른다. 양현종은 후반기 체력저하를 보이며 고전했다. 컨디션을 최대한 늦게 끌어올렸지만, 후반기 고전은 반복됐다. 윤석민은 시즌을 마친 뒤 어깨 재활을 받고 있다. 미국 스프링캠프에도 따라가지 않는다. 양현종이 후반기 체력 유지와 윤석민의 어깨 회복은 올 시즌 활약의 전제조건이 되고 있다.
임준혁은 지난해 5선발로 활약하며 9승6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해 2004년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3년 만에 억대연봉 대열에 합류하며 확실한 보상을 받았다. 가능성을 확인한 임준혁의 다음 과제는 '꾸준함'이다. 꾸준한 활약을 통해 마지막 선발 한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이 시작될 예정이다.
KIA는 마무리 공백과 약체로 평가받는 팀 타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선발진이 이닝이터 역할 속에 최강 면모를 과시한다면, 5강 싸움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대진 투수 코치는 "조심스럽지만, 선발진에 기대가 되는 건 사실이다. 캠프를 통해 확실한 전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