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은 10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시즌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시니어 올스타로 뛰며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앞선 두 시즌에 이어 3연속 수상이다. 그는 기자단 투표 64표 중 41표를 얻어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올스타전 MVP를 3년 연속 받은 선수는 한국농구연맹(KBL) 사상 처음이다. 2회 연속 수상도 토종 선수로는 김선형이 유일하다. 그의 별명 '미스터 올스타'답다.
이날 시니어팀의 선발 멤버로 나선 김선형은 주니어팀(1988년 12월 31일 이후 출생한 국내선수와 1983년 12월 31일 이후 출생한 외국인선수)과의 맞대결에서 14득점·5리바운드·3어시스트·2스틸로 맹활약하며 107-102 승리를 이끌었다.
김선형은 화려한 개인기와 포스트 시즌을 방불케 하는 투혼을 펼치며 강력한 도전자로 꼽히던 주니어팀의 '신성' 허웅(23)에 판정승을 거뒀다.
김선형은 1쿼터부터 동료를 보지 않고 내주는 '노룩 패스'를 성공시키는 등 빠른 돌파와 쉴새 없는 활동량으로 시니어팀을 이끌었다. 주니어팀에 끌려가던 후반엔 공·수의 속도를 조율하는 안정적인 리드를 선보이며 안드레 에밋(23득점·4리바운드)과 전태풍(20득점)의 연속 득점을 도왔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9347명의 관중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코트를 누비는 김선형을 향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농구대통령' 허재(51) 전 전주 KCC 감독의 아들 허웅도 선배 김선형 못지 않게 활약했다. 그는 자신의 생애 첫 올스타전에서 15득점·4리바운드를 올리는 특급 활약을 펼쳤다. 특히 2쿼터엔 환상적인 더블 클러치를 성공시키는 등 과감하고 적극적인 플레이로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허웅은 KBL이 지난해 12월 7일부터 20일까지 실시한 올스타 베스트5 투표에서 7만9766명 참가자 중 5만518표를 얻었다. 이 기록은 시니어팀과 주니어팀 통틀어 최다 득표다.
두 스타의 활약 덕분에 올스타전은 마치 챔피언결정전을 보는 것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의 연속이었다.
김선형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3년 연속 수상이지만) 일단 작년과 재작년과 비교해 올해 올스타전은 임하는 자세가 달랐다. 나를 포함한 동료들도 올해는 확실히 팬들을 위한 경기를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양팀 모두 처음부터 설렁설렁하지 않고 열심히 뛴 게 잘 됐다. 거기에 상까지 받아 지난 두 번의 올스타전보다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선형은 올 시즌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는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혐의로 정규리그 2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고, 지난해 11월 21일이 되서야 팀에 합류했다. 주전 가드 없이 시즌 초반을 보내야 했던 소속팀 SK는 현재 14승24패로 리그 하위권인 공동 7위에 처져있다. 김선형에게 이번 수상이 더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는 "제가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올스타에 뽑아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그래서 더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했다. 상대팀에선 조 잭슨, 우리 팀에선 에밋이 잘 했는데 저도 그들에 뒤지지 않으려고 볼이 오면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남은 시즌에 대해선 "팀을 뭉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며 "6위와 경기 차가 많이 나 힘든 상황이고, 기적이 일어나야 한다. 그래도 경우의 수가 없는 것이 아니다. 팀 분위기를 살리고, 뭉치게 할 수 있는 포인트가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