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52) 삼성 감독은 최근 몇 년간 겨울이 되면 고민이 늘어났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11일 시무식을 마친 류 감독은 "위기는 곧 기회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패하며 통합 5연패가 좌절됐다. 올 시즌 'YES BEGIN AGAIN'을 새로운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왕좌 탈환에 도전한다.
그러나 팀 상황이 녹록지 않다. 비시즌 여러 포지션에서 주축 선수가 이탈했다. 박석민이 4년 최대 96억원 계약, FA 최고 대우 속에 NC로 이적했다. 나바로와 재계약이 결렬되며 새 외국인 선수 아롬 발디리스를 영입했다. 또 도박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임창용을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박석민과 나바로는 올 시즌 팀 홈런의 42%, 팀 타점의 30%를 분담했고 임창용은 최고령 세이브왕(33개)에 올랐다. 여기에 '홀드왕' 안지만과 '토종 에이스' 윤성환의 거취도 아직 불투명하다. 삼성을 향한 위기론도 점점 새어나오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글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네"라면서도 "목표는 우승이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2016시즌을 맞는 각오는. "지난해 너무 아쉬웠다. 통합 5연패 하고 2016년 맞이했으면 좋았을텐데 마지막 한국시리즈에서 져서 아직도 아쉽다. 우승하기 싫어하는 감독 있겠나. 목표는 우승이다. 문제는 주축 선수의 공백인데 박석민, 나바로, 임창용이 빠졌다. 두 선수는 결정난 부분이 없어 얘기를 못하겠다. 일단 전력 공백이 크다고 생각한다. 위기는 곧 기회니까 기회라 생각하고 이번 전지훈련에서 새로운 외국인 선수의 실력을 봐야될 것 같다. 문제는 2루수 공백인데 조동찬이 빨리 부상에서 회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백상원도 있고. 박석민의 보상 선수로 뽑은 최재원은 내야에서 외야로 갔는데 일단 2루수 훈련을 시킬 예정이다. 또 새 마무리도 찾아야 한다. 현재로선 안지만, 차우찬, 심창민 중에 한 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네."
-전지훈련 명단은. "내일 결정날 것 같다. 45~48명 정도 될 것 같다. 오키나와 연습경기 12~13경기(일본팀 3경기) 잡혔다. 외야 자원이 많다. 최형우, 박한이, 배영섭, 박해민, 구자욱까지. 야구는 투수 놀음인데 중간 투수를 좀 키워야 한다. 최충연, 이케빈 등이 기량을 빨리 끌어올려 1군에서 빨리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도 된다. 최충연과 이케빈은 처음 입단할 때에 비해 마무리 캠프에서 모습이 많이 좋아졌다. 마음 같아선 1군에 당장 쓰고 싶은데 캠프 통해서 결정할 문제다. 신인들이 자꾸 올라오면 좋은데."
-5선발 후보는. "정인욱, 장필준, 최충연, 이케빈 모두 선발 요원이니까. 최충연, 이케빈의 성장 속도에 삼성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본다."
-차우찬의 보직은. "차우찬은 정말 아까운 카드다. 선발, 롱릴리프, 마무리도 되니까. 차우찬이 이번에 프리미어12에서 기량은 물론 자신감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큰 무대에서 한 번 얻은 자신감은 쉽게 잃지 않는다. 2016년은 차우찬의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발디리스의 기량은. "3루를 주로 봤다고 하더라. 수비 실력은 좋고. 일본에서 8년간 뛰었으면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본다. 기대된다."
-중간 불펜은. "정인욱, 장필준, 최충연, 이케빈 등 선발 경쟁에서 탈락하는 선수가 중간으로 가야하는 상황이 생긴다. 인욱이도 구속이 좀 더 올라와야 한다."
-윤성환·안지만은. "현재로선 캠프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 (혐의에 관해) 아무 결정이 안난 부분을 (전지훈련 명단에서) 빼고 가긴 그렇다. 매도 맞았으니까. 두 친구가 성실한 모습 보이고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경찰 수사가 너무 오래 길어지고 있는 것 같다. 두 선수가 어떤 식이든 빨리 결정나야 한다. 젊은 선수들인데 (결론까지) 너무 길게 가선 안 되고. 오승환, 임창용처럼 어떻게든 결정이 나든지. 선수들도 앞날이 있는데. 좀 아쉽네."
-외야 5명의 매력이 각기 다른데. "그런 선수들을 벤치에 놔두려면 아쉽다. 플래툰 시스템을 하면 반쪽 선수가 되니까."
-트레이드 이야기도 나왔는데. "지금 추진하고 있다. 투수쪽에 출혈이 생기니까 마운드쪽으로 고려하고 있다. 트레이드가 서로 손해보지 않으려고 하니까 잘 안 된다. 우타 대타가 부족한데 나성용도 한 번 봐야할 것 같고."
-구자욱의 포지션은. "2루 함 시켜볼까? 야구를 좀 더 잘하려면 1루나 외야가 더 낫다. 왜냐하면 본인도 송구가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잡고, 던지는 데 따른 스트레스가 크다. 장기적으로는 외야가 좋다. 걱정이네. 한 포지션이 딱 정해져야 하는데."
-톱타자는. "배영섭과 구자욱이 유력한 후보다."
-2016시즌을 새 구장에서 맞는데. "거의 완성단계다. 좌우 펜스가 대구구장보다 6~7m 짧더라. 2월25일쯤 모든 공사가 마무리되면 펜스를 좀 더 높이는 쪽으로 고려하고 있다. 아니면 1년간 사용하고 2017시즌 때 수정·보완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로선 후자가 더 유력하다.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했다. "가장 중요한 건 외국인 선수 3명이 얼마나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두 용병이 30승 정도 해주길 바라고 있다. 발디리스는 나바로 만큼 활약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삼성을 향한 위기론도 제기되고 있는데. "좀 홀가분하다. 매번 우승후보로 지목됐는데. NC가 가장 많은 우승 후보로 손꼽히고, 두산·한화도 강팀으로 분류되더라. 우려 속에 성적을 내면 평가받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 동안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올해는 중위권으로 분류되니까 편안하네(웃음). 전년도 준우승팀에 초보 감독이었던 2011년 보단 부담이 덜하다. 지금은 감독 계약 마지막 해에 선수들이 많이 이탈했지만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잘 뭉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