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채널의 새로운 역사를 쓴 tvN 금토극 '응답하라 1988'이 16일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쌍문동 봉황당 골목이 재개발 지역으로 들어가 폐허가 된 상태로 아쉬운 이별을 맞았지만, 88년도 이웃 간의 따뜻한 정과 가족의 사랑은 진한 추억을 남겼다.
이전 시리즈보다 한층 강력해진 '가족애'로 끝까지 시선을 압도했다. 제작진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최종회까지 심금을 울렸다. 중년들에겐 과거 찬란했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기게 만들었고, 후세들은 잊고 살았던 가족의 정을 다시금 깨닫게 했다. 다양한 세대가 어울려 볼 수 있는 드라마로 자리매김한 '응답하라 1988'은 10대부터 50대까지 고루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렇다면 '응답하라 1988'이 남긴 진기록은 무엇이 있었을까.
▶케이블 최고 시청률 기록
'응답하라 1988'은 케이블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혜리의 남편과 관련한 정체가 공개된 19회는 평균 시청률 18.6%(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기준), 순간 최고 시청률 21.7%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10년 10월 방송된 Mnet '슈퍼스타K2'의 마지막회를 제치고 6년 만에 세운 신기록이다.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 역시 대단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응답하라 1988'은 9주 연속 1위, 전체 36개 드라마 중 점유율 40.38%를 나타낼 정도로 여타 드라마를 압도했다. 화제성 점수는 무려 1만3000점으로 '최초의 1만점'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그 정도로 일주일 내내 '응팔앓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혜리 편견 극복…새로운 얼굴들 탄생
신원호 PD 특유의 '새 얼굴 찾기'는 이번 시즌에도 이어졌다. '응답하라 1997'을 통해 서인국, 정은지를 '연기돌'로 발돋움하게 만들었던 그가 '응답하라 1994'에서 정우, 고아라, 유연석, 손호준, 김성균, 도희를 스타덤에 올렸던 것에 이어 이번에도 새로운 얼굴들을 기용해 성공을 거뒀다.
주연 배우로 검증되지 않은 배우들을 대거 투입해 편견 극복과 동시에 대세로 만들었다. 혜리는 캐스팅 직후부터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지만, 보란 듯이 1회부터 연기 호평을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혜리는 주연 배우로 우뚝 섰다. 혜리와 함께 류준열, 류혜영, 고경표, 박보검, 이동휘, 안재홍, 최성원, 이민지 등은 기대 이상의 맛깔스런 연기를 선보이며 이번 작품을 통해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 복고 열풍 뜨거워
'응답하라 1988'은 패션, 음악, 식품 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복고 열풍을 이끈 주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미쳤다. 극 중 혜리가 입었던 '떡볶이 코트(더플코트 Duffle coat)'와 청청 패션이 다시금 주목을 받으며 유행했다.
또 리메이크곡인 '응답하라 1988' OST가 가요계 복고 열풍을 견인했다. 오혁의 '소녀'(원곡자 이문세),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원곡자 들국화), 박보람의 '혜화동'(원곡자 동물원) 등은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지속적으로 상위권을 나타낼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외에도 잊혔던 미니 카세트, LP를 들을 수 있는 턴테이블 등 옛날 가전제품과 옛날 포장 과자들이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