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은 김현수(28)의 볼티모어 입단으로 새 외야수를 찾고 있다. 현재로선 박건우(26)가 가장 앞서 있다.
김태형(49) 두산 감독은 새 외야수 후보에 관해 "박건우가 지난해 보여준 게 있어서 감독의 머릿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한다. 박건우는 입단 7년째인 지난해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70경기에 나서 타율 0.342-5홈런-26타점을 기록했다.
박건우에게 2015년은 존재감을 알린 뜻깊은 한 해였다. 정규시즌 뿐만 아니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그 역시 "솔직히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시즌이었다"고 한다. "100안타는 남의 얘기인 줄 알았다. 지난해 54안타를 때려내며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현수의 공백이 현실화되자, 박건우를 향해 가장 많은 시선이 향하고 있다. 박건우도 이를 의식한 듯 많이 훈련했다. 그는 "무릎이 안 좋아 마무리 캠프를 참가 못했다. 12월부터 잠실구장으로 출근해 오전·오후에 훈련했다"고 한다.
박건우는 15일 호주 시드니로 1차 전지훈련을 떠났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주전 경쟁을 해야한다. 두산은 아직 외국인 타자 영입을 끝내지 않았다. 또 군 제대한 김인태와 이우성을 비롯해 정진호 등 여러 후보가 김현수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구슬땀을 쏟고 있다.
박건우는 '우상' 김현수와 오랜기간 룸메이트로 지냈다. 박건우는 김현수를 따랐고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고 배웠다. 그는 "타격에 대한 얘기도 나누었고, 특히 심리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휴식일인 월요일에도 함께 밥을 먹는 등 맨날 식사를 함께 했다. 쉬는 날에 드라이브도 하고, 몸에 좋은 장어도 같이 먹으러 다녔다"고 한다.
박건우는 김현수로부터 희망 메시지를 접했다. 그는 "현수 형은 내 롤 모델이다. 형이 '휴대폰은 폼으로 갖고 있냐'면서 '야구가 잘 안 될 때 연락해서 물어보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네가 잘해서 (외야를) 이끌어보라고 격려해주셨다"고 전했다.
박건우는 주변의 기대에 관해 "솔직히 부담스럽긴 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당연히 김현수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외국인 선수 영입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누가 되든 현수 형의 공백을 얼만큼 메우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나라 최고 선수가 빠진 만큼 그 자리를 메운다기 보다 이를 본받아, 현수 형과 같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