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순항 중이다. 20일(한국시간) 이라크와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1로 비기며 C조 1위로 8강에 안착했다. 23일 오후 10시30분 D조 2위 요르단과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번 대회 최종 3위까지만 올림픽 진출권이 주어지는 만큼 이제부터는 매 경기가 결승전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신 감독은 선수단의 정신력을 다잡기 위한 심리전에 돌입했다. 요르단 이틀 앞둔 21일 훈련에서 대표팀 분위기는 다소 차분해진 모습이었다. 평소 훈련에서 활기차게 훈련을 이끌던 신 감독의 말수가 눈에 띄게 적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 날 인터뷰에서 요르단을 "우리 입장에서는 호주보다 요르단이 편하다. 그래서 일단 기분이 좋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과는 달리 신중해진 모습이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신 감독이 침착해진 이유는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자칫 방심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다스리는 건 그의 주특기다. 신 감독은 중요한 고비마다 선수들의 심리를 잘 다스리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몇 번의 큰 대회를 겪으며 선수단의 정신력을 다잡는 법을 체득했다. 대표적인 대회는 2010년 AFC 챔피언스리그다. 당시 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성남 일화(현 성남FC)는 우승권 전력이 아니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조별리그를 5승1무로 통과한 뒤 16강부터 결승까지 승승장구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해 1월 호주 아시안컵 때도 신 감독은 국가대표 코치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해 결승까지 올랐다. 비록 개최국 호주에 연장 접전 끝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슈틸리케팀이 꾸려진 지 반년도 안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돋보이는 성과였다.
큰 대회를 여러 번 치르면서 쌓은 선수단 심리 컨트롤 경험이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신 감독은 "챔스리그 우승과 아시안컵 준우승 때 상황을 자주 복기해보는데 선수 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