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을 넘어 태풍으로 성장한 '여우 군단(레스터 시티의 애칭)'이 거함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한다.
레스터는 6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서 홈팀 맨시티와 충돌한다. 지난해 12월 30일에 열린 1차전은 치열한 접전 끝에 득점 없이 무승부로 끝났다.
1·2위의 충돌이다. 시즌 초반만해도 반짝 돌풍에 그칠 것이라 예상됐던 레스터의 상승세가 그칠 줄 모른다. 이들은 24라운드 현재 여전히 리그 1위(14승8무2패, 승점50)를 고수하고 있다. 맨시티 역시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려 어느덧 2위(14승5무5패, 승점47)에 안착했다.
승점 6점 짜리 경기다. 양팀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우승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
레스터는 승리 시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리며 선두 싸움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맨시티가 이긴다면 레스터와 승점은 동률이지만 골 득실에서 앞서 1위에 오른다. 두 강호들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나란히 상승 궤도
두 팀 모두 최근 패배가 없을 정도로 흐름이 좋다.
레스터는 지난해 12월 리버풀전(0-1 패) 이후 6연속 무패(3승3무) 행진을 달리고 있다. 더군다나 이 기간 동안 맨시티, 토트넘, 스토크, 리버풀과 같은 강호들을 상대로 지지 않아 더욱 흥미롭다. 24라운드 리버풀과의 2차전에서는 2-0 완승을 거둬 설욕에도 성공했다.
주포 제이미 바디(29)는 이날 두 골을 몰아치며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레스터의 우승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5일(한국시간) 클라우디오 라니에리(65) 레스터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여전히 언더독이다"고 말하면서도 "레스터의 팬들은 여전히 (우승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며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맨시티 역시 7경기 연속 패가 없다. 작년 12월 아스널전 1-2 패 이후 4승3무로 상승궤도에 오른 상태다. 하지만 레스터를 제외하고 비교적 약팀들을 상대로 승 수를 쌓았다. 웨스트 햄(6위)과 레스터전에서는 무승부에 그쳤다.
다행인 것은 불안했던 수비진이 제자리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맨시티는 아스널전 패배 뒤 가진 7경기서 4실점에 그치고 있다.
13라운드부터 17라운드 아스널전까지 10골이나 내준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줄곧 부진했던 중앙 수비수 마르틴 데미첼리스(36)의 기량 회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더군다나 맨시티의 정신적 지주이자 중앙 수비수 뱅상 콤파니(30)가 한달 간의 긴 부상(종아리)에서 돌아올 예정이다.
마누엘 페예그리니(63) 감독에겐 천군만마나 다름 없다.
◇돌아온 골잡이들
리그를 대표하는 골잡이들의 맞대결이다. 레스터의 바디와 맨시티의 세르히오 아구에로(28)가 그 주인공이다.
리그 11경기 연속골 신기록에 빛나는 바디는 현재 18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리버풀전에서는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어 더욱 기대를 높이고 있다. 바디는 지난해 12월 16라운드 첼시전 1골 이후 약 한달 넘게 침묵했다.
하지만 지난 라운드 스토크 시티전에서 7경기 만에 골맛을 봤고 리버풀전에서 멀티 골을 몰아치며 득점 감각을 끌어올렸다. 영국 언론들은 1999-2000시즌 선덜랜드에서 활약했던 케빈 필립스(43·은퇴) 이후 첫 잉글랜드 국적 득점왕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시즌 득점왕(26골) 아구에로는 올 시즌 부침이 심했다. 시즌 초 발목과 햄스트링 부상으로 리그 17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가진 리그 5경기서 6골을 폭발시키며 득점왕 경쟁에 합류한 상태다. 그는 리그 13골로 어느덧 득점 5위에 올라 있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지난달 28일 영국 스포츠방송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아구에로가 최고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며 기뻐했다.
◇최근 전적은 맨시티의 압도적 우위
맨시티는 최근 레스터와 가진 9경기에서 승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들은 5승 4무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최근 3경기에선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마지막 패배는 1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맨시티는 2003-2004시즌 정규리그 12라운드 0-3 패배 뒤 레스터전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