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15일 2차 캠프 장소인 일본 가고시마로 향해 본격적으로 시즌 담금질에 들어간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자리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조원우 감독에게 1차 캠프에서 가장 큰 성과를 물었다. 그는 "선수단 모두 코칭 스태프가 준비한 훈련 프로그램을 잘 소화한 것이다"고 답했다.
뻔한 답변으로 들리지만 팀 상황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롯데는 지난해 주로 '자율 훈련'을 강조했지만 올해는 강도 높은 기본기 훈련이 계속됐다. 고참급 선수들도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지난 시즌 드러난 취약점 개선에 매진한 것이다. 평소 자세까지 '기본'을 강조하는 새 사령탑 체제에 적응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변화'를 감지했다. 조원우 감독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와 비교를 했을 때는 확실히 체계가 잡혔다고 자신한다. 이제 선수들이 코칭스태프에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1차 캠프는 MVP(최우수선수)를 선정하지 않았다. 조 감독은 "짧은 시간었고 모두가 열심히 훈련했다. 특정 선수 몇몇을 선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정대현, 송승준 등 고참급 투수들 대해서는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개막에 맞춰 스스로 몸을 끌어올릴 수 있는 '루틴'이 있는 선수들이지만 형평성을 고려해 똑같이 강도 높은 훈련을 지시했다.
체력 부담이 커질까봐 내심 우려했다. 그러나 이들은 오히려 더욱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한 시간 빨리 훈련장에 나오는 모습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기도 했다. 준비도 순탄하다. 특히 투수진 맏형 정대현은 지난해 프리미어12 대회에서 보여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원우 감독은 "(정)대현이가 이번 캠프에서 공을 많이 던졌다. 이미 실전 경기를 소화할 수준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가올 2차 캠프에서는 '옥석 고르기'에 집중한다. 이미 신인 투수 한승혁, 내야수 황진수 등은 퓨처스팀이 있는 대만행을 지시받았다. 가장 큰 숙제인 4, 5선발 낙점과 불펜 보직 확정 그리고 주전 좌익수와 유격수 선정 등 현안이 쌓여있다. 조원우 감독은 "시범경기까지 선수들에게 두루 기회를 줘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할 것이다. 이제는 정말 '총성 없는 전쟁터가 펼쳐졌다"고 했다.
한편, 간판 타자 손아섭은 조금 더 상태를 지켜볼 전망이다. 옆구리 부상 탓에 1차 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그는 현재 사직 구장에서 몸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하프 배팅까지 소화했다고 한다. 손아섭의 합류 시기에 대한 질문에 조원우 감독은 "트레이닝 파트에게 꾸준히 보고를 듣고 있다. 그러나 훈련을 제대로 소화할 수준이 될 때 가고시마로 부르려 한다. 괜히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오면 부상이 재발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